자전거 타본 적 없는 사람에게 페달만 밟으면 중심이 잡힌다는 조언처럼 말 뜻은 이해해도, 도통 어떻게 하는 건지 알 수 없었어요.
불편한 감정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무기력한 하루가 반복되면서였어요.
아침에 억지로 회사에 나가고. 하루 종일 정신없이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도 갈 곳도, 볼 사람도 없어서. 세상과 또 나에게 실망한 채로 밤늦게까지 도파민만 채우다 잠드는 하루가 반복됐어요.
도파민 채우기도 지치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뭘 봐도 재미없고, 재미없어하는 나도 별로고, 앞으로도 별로일 것 같아. 계속 살아야 하나 싶었죠.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는데, 계속 살아가려면 지금이 무언가 해야 할 마지막 기회라는 직감이 왔어요.
모임에 나가는 것도, 누군가에게 기대는 것도 부담이었어요. 혼자서, 언제든 원하는 만큼 나를 돌볼 방법이 필요했죠.
책장에 있던 책 '현존수업'을 읽기 시작했어요. 종교적이거나 신비주의적 내용이 아닌,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던 저자가 사람들에게 쉬운 방법으로 나누고 싶은 진심이 담겨 있어요. 어떻게 마음을 안정시키고,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과 기간을 안내해요.
톨레는 말했죠.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지금을 잃어버리는 것이 고통을 만든다고요. 이 책의 메시지도 같아요.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무는 것. 거기에 답이 있다고요. 현존수업은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기 위한 기본 훈련으로 호흡 연습을 제시해요. 들숨과 날숨을 끊기지 않게 연결하는 호흡법이죠. 단순해 보이지만 다른 생각에 빠져 생각이 과거나 미래로 갈 때, 호흡은 연결되지 않아요.
매일 15분 타이머를 켜고, 호흡 연습을 했어요. 잡생각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엉덩이가 계속 들썩거렸지만, 조금씩 내 감정과 친해지고 있다는 감각이 들었어요. 동시에 회피하던 불편한 감정들이 올라왔어요. 감당하기 힘들 때면, 책 문장을 계속 떠올렸어요. 불편한 감정이 떠오를 때, 당신에게 주어진 방법은 단 2가지뿐이다. 계속 도망가거나, 불편한 감정을 통과해 가거나.
그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자전거 균형을 잡는 법을 알게 되는 것처럼 제 마음을 마주하는 법을 알게 됐어요. 감정이 올라오는 걸 인식하고, 반응하기 전에 그냥 느끼는 것.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호흡 연습이 그 감각을 만들어줬어요.
현존수업을 만난 지 6년이 된 지금도 매일 호흡 연습을 하고 있어요. 여전히 저는 평범한 직장인이에요. 여전히 사람 관계에서 괴로워하고, 감정에 압도당해요. 그래도 예전보다 조금 더 단단해졌고, 조금 더 나 자신을 이해하게 됐어요.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이 요즘 내가 편안해 보인다고 말해요. 저도 그게 느껴져요.
아무리 바빠도, 잠을 자지 못하는 날에도, 여행 중에도 매일 호흡 연습을 멈추지 않아요. 이유는 단 하나예요. 돈이 많든 적든, 사람이 곁에 있든 없든, 문제가 있든 없든. 그럼에도 지금 내가 있는 이 자리를 천국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어요.
제가 지금도 매일 호흡 연습을 하고, 이 경험을 나누는 이유가 있어요. 나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비슷한 자리에 있는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어서예요. 변할 수 있다고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지금 여기에 온전히 머무르면서, 감사하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것. 그 삶은 나 혼자 마음을 다루는 것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같은 방향을 걷는 사람들과 나누고 영향을 주고받을 때, 그 삶에 더 가까워진다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