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였을까? 소중하게 간직했던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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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스즈메의 문단속'으로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 등의 다수의 명작을 만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최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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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개봉이지만 프리미어 시사회를 통해 미리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사회문제를 관통하는 그의 전작들처럼 이번에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함께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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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리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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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근처에 폐허 없니? 문을 찾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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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는 '스즈메'는 문을 찾아 여행 중인 '소타'를 만난다. 그의 뒤를 쫓아 산속 폐허에서 낡은 문을 발견한 '스즈메'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열게 되는데.. 문 너머로 보이는 아름다운 세상에 이끌려 발을 내딛지만 그녀는 갈 수 없었다. 잠시 후 문으로 재난이 흘러나오고, 이를 막는 것이 가업인 '소타'를 도와 간신히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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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아야만 하잖아요, 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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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을 막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재난을 막는 역할을 했던 '요석'이었던 '다이진'이 나타나 '소타'를 의자로 바꿔 버리고 일본 각지에서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이를 막기 위해 '스즈메'와 의자가 된 '소타'는 함께 여정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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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의미 그리고 단절과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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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하면 떠오른 것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열고 닫다 즉, '단절'과 '연결'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영화에 대해 이해하려면 일본의 문화에 대해 알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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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臭いものに蓋をする'(쿠사이 모노니 후타오 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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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속담 중에 '臭いものに蓋をする'는 직역하면 '냄새나는 것에 뚜껑을 덮다.'입니다. 주로 불편한 일이나 추문이 밖으로 세어 나가지 않게 숨기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지 않고 누르며 문제를 미루는 것을 일이 잘 되기 위한 것이라는 미덕으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감독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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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것은 묻어두는 것이 아닌 마주하라고... 굳게 닫은 '문' 뒤에 있을 누군가를 떠올리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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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더 이야기하겠지만 문이 있던 폐허는 단순히 잊혀진 장소가 아니다. 한때 누군가의 삶이 이어지며 온기가 가득했던 곳이지만 지진과 해일, 홍수 등의 재해로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장소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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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였을까? 소중하게 간직했던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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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하게 생각했던 것들 우선순위에서 하나, 둘 미뤄지고 잊혀진다. 언제부터 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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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소중한 꿈이나 이루고 싶었던 것들이 어른이 되고 현실을 살아가며 잊혀지기 시작한다. 세계 일주 등을 꿈꾸었던 어린이는 어른이 되어 현실에 치여 꿈을 잃어간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꿈과 현실 포기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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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타'는 할아버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가업을 잇는 것과 자신의 꿈인 선생님이 되는 것 어느 하나 포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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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두었던 모진 말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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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는 재해로 어머니를 잃고 이모와 함께 산 지 12년이 넘었다. 극중 '스즈메'와 스즈메의 '이모'는 서로 쌓아두었던 말들을 뱉으며 상처를 준다. 하지만 그 감정이 전부는 아니다. 함께하며 좋았던 순간 또한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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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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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여정을 함께 하다 보면 일본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작중 등장하는 규슈의 '미야자키현'부터 시코쿠의 '에히메', 간사이의 '효고현', 간토의 '도쿄', 도호쿠의 '이와테현'의 모습을 보며 실제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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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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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며 처음에는 '폐허'가 단순히 이제는 더 이상 아무도 찾지 않는 잊혀진 장소라고만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폐허'의 위치가 동일본 대지진으로 재해를 입었던 장소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르더라도 의미는 달라지지 않는다. 문을 닫을 때 이곳에 살았던 이들을 떠올리는데 이것으로 그들의 넋을 기리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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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영상미와 OST 등 작은 요소 하나하나 마음을 울리지 않는 것이 없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님의 작품을 매번 찾아보게 되는 이유는 담아내고 있는 메시지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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