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단풍
올해도
꽃을 피웠습니다
물 없는 화단 돌난간에 기대어
하루를 살아가지만
꽃대 올려
가는 향기 품었습니다
눈을 들어
흐르는 물가에 섭니다
느릅나무 씨앗 물 위에 뜨면
기다리던 소식들
물을 따라 퍼져가겠죠
사랑 못하는 인생이라고
비웃지 말아 주세요
해마다 불영의 꽃을 피워도
그리움 간절한 봄날이에요.
[겿]
봄이면 계곡의 바위 주변에 꽃을 피우는 돌단풍입니다. 떨어지는 물에 흔들리며 잎이 젖지만 햇빛을 좋아해 바위 위에 잎을 쩍쩍 펼치기도 합니다. 돌단풍이 꽃을 피운다는 건 계곡 깊은 곳에 얼었던 물까지 모두 녹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봄들이 사방에 펼쳐져 이곳저곳 널브러져 있다는 것입니다. 돌단풍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꽃마다 분홍색으로 달리는 열매는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그런 열매를 본 기억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봄과 함께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무성한 여름이 바로 찾아와 열매에 대해서는 관심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런 돌단풍이 노래합니다. 봄이라고 계곡물 흐르는 소리보다 더 크게 부르는 돌단풍의 노래를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