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는 비
깊은 밤 비를 듣는다
가는 사월의 끄트머리를 베고
벽을 타고 흐르는 빗물에 젖는다
홈통에서 떨어져 사정없는
아스팔트를 지나
엘리시움을 찾아 흐른다
어제는 벌써 몇시간이 흐르고
잠못 이루는 밤은
사랑하는 이를 그리며 노래 부른다
담장을 걷던 고양이는
어디에서 젖은 털을 말리고 있을까
흐트러진 전등 아래로
누군가 손수레를 끌고 지나간다
이 밤이 지나면 상수리나무 숲은
더욱 짙어 지겠지
마른 잎들을 모아 비내리는
숲으로 간다
어둠의 간극을 지나 말없이
세상을 바라다 보는
느티나무 처럼
밤을 울다 떠오르는 해에
풍덩 뛰어드는 바닷가
소나무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