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야

by 물냉이

전야


바람이 분다

어깨를 밀치며 달려온다

눈물 맺힌 계곡에 안개 같은

비구름으로 채운다


바람이 분다

풀벌레 소리 가득한

들길을 따라 바랭이 좁은 어깨로

바람을 흔든다


바람이 분다

굵은 빗방울처럼 옆으로 눕거나

갈참나무숲을 나오며 솟구쳐

사방으로 흩어진다


불안에 떨던 지친 밤들이

꾸깃거리는 주름을 펴며

어둑한 아침으로 나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