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by 물냉이


환승


종로 3가에 내려 1호선으로 가는 방향을 확인한다

실시간 뉴스에 빠져 내릴 순간을 놓치거나

후다닥 내려 거꾸로 가는 적이 종종 있다

구석진 천장엔 백야를 잊은 동토의 겨울처럼

진공의 어둠이 수신호를 보낸다

긴 회랑을 따라 반쯤 기울어진 뱃머리를 끌고 가는

늙은이들은 애써 어둠을 피하며 전구 아래서

숨을 고른다

지하의 공간에서도 꽃들이 피거나 진다

덜컹거리며 열차들이 들어오고 떠날 때마다

옅은 무의식들이 붐비는 통로에 안개처럼 번지고

긴급상황처럼 잰걸음들은 계단을 오른다

고음마저 적막으로 멈춰버린 순간

움직이던 것들이 천천히 속도를 올리거나 낮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