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by 물냉이

허수아비

밤이 길어질수록 길은 멀어

가벼운 괴나리봇짐 어깨에 메고

터덜터덜 달빛 밟으며 나는 간다

금빛 들판에 메뚜기도 잠들어

거미줄에 걸린 이슬만 반짝이는데

밤을 새우는 귀뚜리 함께 걷는다

흔들흔들 지친 어깨 기대고 싶을 때면

안개 가득 내린 들판에 다시 서서

바람아 어디 가나 너의 발길 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