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삼양리

by 물냉이

카페 삼양리


비가 내리면

느티나무 가지 더욱 무거워

처진 어깨 추슬러

창밖을 본다

두 걸음 정도 어둠이 빠르게 내린다

우산을 쓰고 오가는 사람들은

젖은 바지춤으로 저마다의 길을 가는데

초록 잔디 위 접힌 파라솔을 지나

장독들 사이로 가죽나무 한그루 자라고

옹기 항아리 뚜껑마다 빗물이 고인다

비에 젖은 어깨를 털지 못한 채

낡은 소파에 기대앉는다

무게를 이기지 못한 빗방울은

우산 살을 맴돌다

풀뿌리를 타고 흙 속으로 스며든다

어깨를 흔들며 시간을 쌓은 먼지들이

스친 옷자락에 묻어나도 일어나는 걸

잊고 만다

비 내리는 실내에 jd souther의 노래가

흐르고 오랜만에 올드한 것들에

젖어들고 싶어진다

커피 향을 따라 아련한 눈길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