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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꽃의 기원

선개불알풀

by 물냉이

선개불알풀


귀가 얇은 나는

비 소식에 갑자기 우울해졌다

빗방울 따라 튀어 오르는 흙들이

싫다

서로 보아주는 봄날은 짧은데

무거운 그림자

이제 막 꽃봉오리를 올린 모과나무는

밤마다 피부를 긁는다

눈 같은 각질을 맞으며

나의 보라색 꽃에 집중한다

아침이 오면 안개를 가르며 해가 온다

저녁을 먹고 바람 가라앉은

구름 낀 공원을 걸으면

앵두꽃들 사이로 새살이 비친다

그래도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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