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거의 없어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거야-영화 "라디오 스타"
한 사람의 죽음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장례식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세상이 급변하다 보니 잠시 잊고 지낸 것이 있다. 우리는 결국 죽는다는 것. 아무리 동방삭처럼 죽음을 피해 다닌다 해도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순 없다.
이러한 유한함은 '홀로 있을 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문제 앞에서 우리를 겸손하게 만든다. 망각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내 삶에서 후회되는 일들은 대부분 신독(愼獨) 하지 못함에서 비롯되었고, 그때마다 나의 한계를 인식하지 못하곤 했다. 죽음을 직면할 때마다 나는 늘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했다.
영월이라는 오지로 가야 했던 한 스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매니저는 그에게 별 이야기를 건넨다.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거의 없어." 우리는 살아가며 타인의 도움으로 빛나기도 하고, 누군가 덕분에 삶의 의지를 다시 불태우기도 한다. 우리가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이 아닌 행성 같은 존재라는 사실은, 삶 앞에서 우리를 더욱 겸손하게 한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밤하늘에서 빛나는 대부분의 별은 항성이다. 다른 별의 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은 지구 주변의 소수 행성과 위성, 그리고 인공위성들뿐이다. 하늘을 보면 빠르게 이동하는 인공위성을 쉽게 볼 수 있고, 요즘은 줄지어 지나는 위성 무리를 목격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흐릿하게 보이는 작은 별 하나가 사실은 엄청난 빛을 내뿜는 항성임을 알게 된다. 저토록 밝게 빛나는 인공위성이나 달, 금성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한 빛이다.
영양의 깊은 산속에서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보며 감탄한 적이 있다. 나는 그 수많은 별 주변을 도는 보이지 않는 행성보다도 빛나지 않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스스로 빛나지 못함은 물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도 그저 미미한 반사체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내 삶에 어떤 의미를 두어야 할까? 어린 왕자의 작은 별에는 무엇이 있었나. 장미나무 한 그루와 여우 한 마리. 내가 사랑하는 것들도 그 정도면 충분하다. 그것이 바로 나를 존재하게 하는 이유다.
빛나지 않아도 좋다. 작은 나무 한 그루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