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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프 Oct 27. 2024

주 5일 출근, 월급은 0원 (1)

니트컴퍼니 근무기(勤務記) 1편

"월급은 없는데요. 돈 주는 직장보다 열심히 출근해요."


니트컴퍼니 퇴사를 채 일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니트컴퍼니 근무기(勤務記)를 몇 자 끄적여봅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휘발되니까요.


처음엔 아무런 생각도 기대도 없는 상태로 신청했어요. 저는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편이거든요. 가끔은 연애도 시작하고 나서 생각하곤 합니다. 아무튼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니트컴퍼니 입사를 무업기간을 보내는 분들에게 강력추천하는 바입니다. 강력추천하는 근거를, 장점을- 몇 가지 적습니다.


첫 번째, 일상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무업기간의 장점은 자유인데, 단점도 자유더라고요.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시간에 잠들고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장점인 줄 알았는데 점차 단점이 되었습니다. 해가 뜨는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해가 중천에 떠야 눈을 뜨는 일을 반복했어요. 식사 시간도 덩달아 엉망이 되었고요. 그렇게 악순환의 고리에...

그런데 니트컴퍼니는 온라인으로 출퇴근을 하다 보니 9시 이전에 일어나야 하고, 그러려면 일찍 자야 합니다. 18시 이전에 퇴근을 해야 하다 보니 너무 할 일에 몰입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어요.(정 할 일이 있는 경우에는 최대 2시간 연장 근무가 가능하긴 합니다.) 



두 번째, 불안함이 줄어듭니다.

나만 이런 건 아닐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잘 취업해서 살아가는 것 같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게 되는 시기가 종종 찾아옵니다. 그 채찍질이 있다고 달리게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약 100명의 백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기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보며 마음의 평화를 얻어요. 아, 나만 이런 건 아니구나.

니트컴퍼니의 사훈을 아시나요? "뭐라도 되겠지."거든요. 불안함이 찾아올 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안 설 때. "뭐라도 되겠지!"를 외쳐보십시오. 요즘 제 루틴인데, 심신 안정에 좋습니다(?)


세 번째, 꾸준함을 바탕으로 한 가지 일의 세미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림일기를 8월부터 10월 현재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작성하고 인증했습니다. 이거 쉬운 일 아니냐고요? 니트컴퍼니 없어도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요? 원래 성실한 사람 아니냐고요?

네. 아닙니다. 저는 성실함이랑 거리가 너무 먼 사람이라, 한 가지 일을 지속한 경험이 없습니다. 숨쉬기, 밥 먹기- 이런 거 빼고요. 보증금 넣는 챌린지 여러 번 해봤는데요. 온갖 권모술수를 써서 '인증만' 했어요. 일기 쓰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겠지만 3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하는 건 쉽지 않죠.

그럼 니트컴퍼니에서 '왜' 이렇게까지 성실해질 수 있을까요? 생각해 보았습니다. 니트컴퍼니는 강제성이 없습니다. 보증금도 없습니다. 꼼수를 부리기도, 때려치우기도 쉽습니다. 그래서 부담이 적습니다. 어쩌면 시키지 않으니 더 하고 싶어지는 청개구리 성격이어서 그런 걸까요?

복합적이겠지만, 팀장님을 비롯한 같은 기수 사원들의 따스한 응원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상태로 서로를 마주하고, 이름이나 나이에서 예상되는 편견 없이 서로를 응원합니다. 나를 믿고 지켜봐 주고 재촉하지 않는 사람. 그 기대에 부흥하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장점 한 바가지인 니트컴퍼니의 후기 혹은 근무기(勤務記)는 다음 글에 계속.... 됩니다!



광고 아님. 광고면 좋겠음. 보고 계신가요? 용돈 주세요 대표님!


네 번째, 존중과 환대를 기반으로 한 건강한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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