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이라, 해충과의 전쟁(1) - 진딧물

플로니카미드? 한 방에 끝내는 약이지만…

by 순수유자

여름이 되면 농장에 흡즙 해충 시즌이 찾아온다.


진딧물, 응애, 깍지벌레…

수확 직전인 가을까지도 끈질기게 돌아가며

나 몰래 본인들 끼리 세력 싸움이라도 하는건지 참 열심히다.

이 작은 녀석들이 잎을 빨고, 순을 말라 죽이고, 분비물로 유자를 지저분하게 만든다.

여름 새순을 가해하는 진딧물


관행농에서는 이런 해충을 한 방에 해결하는 약들이 있다.


예를 들면 플로니카미드 계열 약을 쓰면,
식물체가 약을 흡수하고 진딧물이 수액을 흡즙하는 순간, 구침이 마비돼 섭식이 멈춘다.
내성도 거의 없고, 한 번만 쳐도 20일 이상 효과가 이어지며 재발생도 억제된다.

“이래서 다들 이런 약을 쓰는구나…” 싶은 순간이 많다.

새삼 경이로운 현대 화학기술에 감탄하게 된다.

흡즙성 해충 농약의 원리


하지만 나는 유기농을 한다.
그러니 그런 약을 쓸 수 없다.
우리는 천연물 오일 성분 약제를 쓰는데,
해충에게 독성을 일으키는게 아니라, 몸에 직접 묻어서 숨구멍을 막아 효과가 난다.


한 마리라도 약을 피해가면, 며칠 만에 다시 번식해버린다.

물론 아무리 꼼꼼하게 쳐도 남는게 태반이고, 초생 재배라 잡초에 숨기도 한다.

그래서 진딧물, 응애, 깍지벌레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나무 수백 그루를 돌며 SS기로 오일 약제를 뿌려야 한다.

과수농가 필수품, 스피드 스프레이어


가격이 비싼 약제긴 하지만, 다행히 정부에서 일부 지원을 해 주어 약값 부담은 덜하다.


조금 수고가 더 되더라도 신뢰를 줄 수 있는, 최고로 인정받는 유자를 키울 수 있다는 자부심이

오늘도 뜨거운 날씨와 굉음을 내는 기계와 함께 밭을 돌게 만든다.


“얘들아, 너네들은 참 적당히를 모르는구나… 그래도 나는 끝까지 해볼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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