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째 열람실에 가지 않고 있다.
할 공부는 태산인데 너무 무기력하고 아무 생각도 하기가 싫다.
이유 없이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이 일주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방학 동안에도 거의 매일 출근했었는데, 시험을 2주 좀 넘게 남겨놓은 지금 와서 이러고 있다.
이게 뭐 하는 건가 싶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
2학년이 되니 내 안에서 뭔가 많이 닳아 있다는 게 느껴진다.
체력도 닳고 마음도 닳았다.
지난 1년 동안 어찌어찌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뭔가 소모하는 중이었나 보다.
오늘 교회 가서 만난 로스쿨 동기 오빠가 말했다.
그동안 너무 열심히 달려서 타이어가 터져버린 거 아니냐고.
정말 타이어가 터진 게 맞는 것 같다.
지난 학기와 같은 6 전공인데 수업의 강도와 낯섦의 정도가 다르다.
그나마 자신 있는 과목이었던 민법이 이제 한 과목으로 줄었고
그마저도 중요도가 여러 절차법들에 비해 훨씬 밀려 버렸다. (하지만 양은 어마어마하다)
수업만 들어도 일주일이 거의 다 지나가 버린다.
1학년 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시간이 빨리 간다.
매일 똑같은 사람들을 계속 보는 것도 지치는 일이다.
할 일이 너무 많고 체력은 한정되어 있는데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나면 에너지 소모가 너무 심하다.
그러면 곧 예민해져서 그날 내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했던 말이나 행동을 후회하기도 한다.
그런 날은 꼭 생각이 많아진다. 다음날 들을 수업만 생각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면 아무리 피곤해도 밤에 잠이 오지 않아 괴롭다.
내일은 또 수업을 들으러 가야 하는데 여전히 학교에 가기가 싫다.
얼른 정신 차려야 하는데.
오늘은 잠이 잘 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