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덜도 아닌 생각나는 기억을 있는 그대로 썼다. 그 순간의 감정, 느낌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아름답게 포장된 추억보다는 날것 그대로의 경험을 글로 옮기려 노력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 거의 끝나갈 11월 무렵 나와 나의 가족들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다.
성인이 거의 다 되서 간 이민은 험난함의 연속이였다. 어릴때 미국에 온 친구들은 영어를 금방 익히지만 나는 영어가 익숙해지는데 수년이 걸렸다. 문화와 언어가 다르니 친구들을 사귀는 일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나놓고 보니 이민 초기 시절 처절하게 싸워나가던 나 자신과의 싸움을 했던 경험이 이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자산으로 변해 있었다.
2013년 가을,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익숙한 캘리포니아 최남단에 있는 김하성의 팀이였던 샌디에이고! 한국에서 비행기를 탔을 때 봤었던 푸른 하늘이 센디에이고에 도착했을땐 어두컴컴한 밤하늘이 되어 있었다. 도착 직후 처음 느꼈던 캘리포니아의 밤공기는 한국의 가을밤 공기와는 다르게 춥지 않고 건조했다. 그 밤공기가 나의 피부에 처음 부딪혔을 때 나한테 주었던 감정을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거다. 설렘, 두려움, 낯섦, 기대감, 긴장감까지 한데 어우러져 내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던 그 순간이 지금까지도 선명하다.
공항에서 나와 차로 이동하면서 보게 된 광경은 황무지들. 밤인 탓에 그렇게 잘 보이진 않았지만 자동차 헤드라이트와 가로등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사막은 황량하고 광활했다. 한국에서는 절대 보지 못할 그 광경을 보며 풍경에 압도되며 그 순간 미국에 온 것이 실감이 났다.
우리 가족은 공항에서 나와 바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미국에 이민와서는 처음 가게 된 식당이였다. 식당의 벽지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흑백 사진으로 온통 뒤덮여 있었던 기억이 난다. 한국의 색감 있는 인테리어에 적응되어 있던 나는 벽을 꽉채워 놓고 있던 그 흑백 사진들이 답답하게 느껴졌었다.
그날 먹었던 파스타는 너무 짜서 몇 번 먹고는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험난한 미국 적응기의 예고같았다. 미국에서 식당 음식을 먹어 본 분들은 알겠지만 미국 음식은 한국인들에게는 너무 짜서 먹기 힘든 수준인 경우들이 많다. 나는 가족들과 같이 왔기도 했고 근처에 한인마트도 있어서 괜찮았지만 혼자서 이민을 왔거나 한인마트가 없는 곳으로 이민 온 사람들은 음식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잠깐 다른 얘기지만 한번은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에 백인 아저씨가 나한테 밥을 사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음식이 너무 짜서 "It's so salty!"라고 외쳤더니 백인 아저씨가 나한테 인상적인 답변을 날렸다 "Welcome to America!" 미국인 다운 리앤션이다. 정말이지 미국인들의 소금 사랑은 어마어마하다. 풍미가 깊은 음식마저도 싱거우면 맛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게 된다. 정말 웃긴건 나도 이제 미국의 짠 음식에 길들여졌다는 거다. 오랜만에 한국에 가서 음식을 먹어보니 많은 음식들이 너무 싱겁게 느껴졌다.....
그렇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 우리 가족은 근처 호텔에서 첫날밤을 보내게 된다. 시차적응 문제로 호텔에서 지냈던 몇일 내내 낮에는 자고 밤에는 깨어 있으며 고생을 좀 했다. 그렇게 보내는 몇일 동안 우리 가족이 살게 될 집을 보러 돌아다녔다. 다음 글에는 미국의 학군이라던거 거주환경에 대해서 설명드릴 수 있을듯하다. 미국의 상상을 초월하는 월세와 도시나 동네마다 달라지는 분위기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