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연구 - 종교

17. 불완전한 인간은 종교를 통해 탈출구를 찾고자 한다.

by 김병훈

17. 인간의 유한성(有限性)에 대한 연구 – 종교


종교(religion)라는 단어는 ‘묶다’, ‘단단히 묶다’의 뜻을 가진 라틴어 ‘렐리기오(religio)’를 번역한 것입니다.

이 단어는 하나님 또는 신에 대한 경외심 또는 두려움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계약과 의무를 이행하려는 열망과 신중함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1) 불안으로부터의 탈출구.


심리학자 폰 프루이저는 막다른 골목에서 ‘도와주세요’라고 외치는 상황에서 종교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즉 인간은 극한상황에 다다랐을 때 종교를 찾는다고 말했습니다.

원죄(原罪)에 대한 <기독교> 교리에 따르면 인류는 혼자 힘으로는 원래 상태대로 행동할 수 없는 타락한 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사람을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명상이란 고뇌를 체험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가르칩니다. <힌두교>의 성자들은 ‘우리 모두가 진리에 대한 무지 속에서 살아간다.’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주장은 우리 인간이 기본적으로 불완전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죽음을 피할 수 없는 데서 오는 불안’, ‘삶에 대한 공포’, ‘자신의 행위의 결과에 대한 염려’ 등 우리는 수많은 불안을 느끼면서 생활하는 데 이 불안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인간이 유한한 존재라는 사실에서 시작됩니다.


(2) 종교는 어떻게 발생되었나?


종교의 기원에 대한 인류학자의 이론은 인간의 한계를 종교의 기초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종교의 기원은 크게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이론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인지적 이론’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험에 대해서 그것을 종교적인 믿음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종교가 시작되었다고 주장합니다.

둘째, ‘정서적 이론’무의식적인 공포와 욕구로부터 종교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프로이드에 의하면 종교는 성인기의 힘겨운 현실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거부감에서 유래된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삶의 위기에서 공포를 경험할 때 그러한 감정을 방출하고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종교가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셋쩨, ‘행위적 이론’힘을 획득하고 사물을 통제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에 초점을 맞춥니다.

사람들은 주술을 사용해서 자연을 통제하고자 하며, 신들에 의해 사건들이 통제될 것이라고 단정해 버리고, 자신들을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넷째, ‘인간 본성 이론’은 종교를 인간의 본능적인 반응으로 보거나 혹은 개체의 진화 과정에서 생겨난 산출물로 봅니다. 종교가 운명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구하려는 욕구생존하려는 강력한 본능적 의지에서 생겨났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3) 종교와 과학은 어떠한 관계인가?


사람들은 인간의 유한성에 대하여 서로 다르게 반응합니다. 종교가 가지는 비상식적인 태도를 거부하면서 인간의 유한성을 극복하려고 하는 것이 바로 과학입니다.

과학은 세상에 빛을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에 과학이 발전하면 종교와 모든 어두운 것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과학의 발전과 팽창은 필연적으로 종교의 약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결국은 과학이 이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종교와 과학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현대 천문학의 발달로 천당, 지옥이라는 우주에 대한 종교의 개념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둘째, 현대 과학은 생명의 진화론을 주장하는 데 반하여, 종교는 창조론의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셋째, 일부 사회학자들은 과학과 종교는 인간 본성에 대하여 상반된 견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돌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과학은 결정론적 견해를 가지고 있고, 종교는 인간의 자유 의지를 전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과학과 종교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시각으로 말미암아, 각자의 영역에서 자율성을 지니면서 개방적인 상호 교환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종교와 과학은 다른 것이어서 서로 대치되거나 환원될 수 없으며 두 가지 모두 개별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4) 종교는 사회 현상과 상관관계.


종교는 사회적인 현상입니다. 종교가 사회 안에서 존재하는 실체일 뿐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는 여타의 사회적 현상들과 지속적이고 상호적인 여러 관계를 맺고 있는 하나의 현상이라는 뜻입니다. 또 종교는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며 어떤 사회 혹은 집단의 소유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종교는 개인이 소지하고 있는 것이고, 신앙심은 개인 안에 있는 것이 틀림없으나 동시에 동일한 종교를 공유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하나의 집단이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종교의 사회적 기능은 대인 관계에 대한 규칙을 포함하는 특정한 도덕률을 밝히고 강조함으로 질서 있는 사회를 만들려고 합니다.

종교적인 율법들, 예를 들면 살인하지 말라, 이웃을 사랑하라 등은 사회 질서가 안정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종교가 수행하는 마지막 사회적 기능은 군집성입니다. 타인과 함께 있기를 원하는 것으로 표현되는 친화입니다. 종교는 사회적 접촉 기회를 제고하고, 사회 운동을 주도하기도 하고 사회의 부도덕한 면에 항거하면서 사회를 정화 시키기도 합니다.


(5) 종교와 도덕은 어떤 관계인가?


종교에 대한 도덕의 의존 관계는 크게 다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 인과적·역사적 의존 관계, 둘째, 동기적·심리적 의존 관계, 그리고 셋째, 보다 본질적이고 논리적인 의존 관계입니다.

인과적·역사적으로 도덕의 의존 관계를 살펴보면 서양 윤리의 기본 개념들이 본질적으로 종교적 관념이라는 것입니다. 인격을 목적 그 자체로 본다는 칸트의 인간관이나 개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유주의적 이념 등은 ‘네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종교적 원리에 의존하는 것입니다.

종교는 심리적으로 도덕과 의존 관계에 있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나 신앙이 약한 인간으로 하여금 도덕적 행위를 하도록 강요하는 심리적 동기를 부여한다는 것입니다. ‘신을 사랑해야 한다.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해야 한다. 살인은 나쁘다’ 라는 도덕적 판단에서 ‘신은 존재한다. 예수는 신의 아들이다. 신은 우리를 사랑하고 용서한다. 신은 우리에게 살인을 금하였다’라는 종교적 판단을 도출해 내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는 다원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마다 인생관이 다르고 그 인생관에 따라 살아갈 자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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