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도구일 뿐, 존재의 증거는 아니다

돈과 존재에 대한 사색

by 스텔라

무더운 여름날, 남편과 아이는 플레이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한다고 했다.

같이 간 나였지만, 굳이 따라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조용히 호텔 로비에 앉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커피 한 잔을 마셨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돈이라는 건 참 편리하구나.”


이건 단순한 감상이었다.
덥고 번잡한 공간을 피하고 싶을 때,
돈을 내면 시원하고 안락한 공간에서 쉴 수 있다.
그것은 분명 ‘돈의 힘’이 주는 실용적인 이점이었다.

그런데 바로 거기서부터, 마음속에 이상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돈은 단지 편의를 제공한 것뿐인데,
어느 순간부터 그것이 마치 ‘가치 있는 인간’의 증표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값비싼 공간, 고급 커피, 조용한 분위기—

이 모든 것들은 단지 ‘돈을 지불하면 얻을 수 있는 서비스’일 뿐인데,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왠지 ‘더 나은 사람’, ‘더 수준 높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시선은 나에게도 스며든다.
어느새 나조차도,
‘돈을 쓸 수 있는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진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돈은 어디까지나 삶의 조건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일 뿐이다.
그것은 나의 인격이나 존재 가치를 대신해주지 않는다.

돈이 없다고 해서 내가 덜 사랑받아야 할 이유도 없고,

존재할 가치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지금 내가 이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은,
그저 무더위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쾌적한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 대가로 돈을 지불했을 뿐이다.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물론 우리는 모두 안다.
이 시대에 돈은 반드시 필요하다.
먹고, 자고, 입고, 살아가는 모든 기본적인 삶의 조건들이 돈과 연결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동시에 잊지 말아야 한다.
돈은 실용적인 능력일 뿐, 존재의 본질은 아니다.

문제는 이 경계가 자주 흐려진다는 데 있다.
돈이 많을수록 사람의 품격이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고,
돈을 많이 쓰는 사람이 더 대우받고, 더 인정받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이 만든 착각이고, 오만한 환상이다.
사회가 만든 허상이고, 우리가 스스로 믿고 싶어하는 거짓 위안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자주 묻는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은 단순한 편리함인가?
아니면 돈 위에 세워진 어떤 우월감인가?”


이 질문은 늘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내가 무엇에 기대고 있는지, 무엇을 나의 가치로 삼고 있는지.

그리고 이 질문은, 돈보다 더 중요한 어떤 본질을 잊지 않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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