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낸다는 것의 의미

[Ep.3 수현의 이야기: 그 아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

by Haiyeon 하이연

수현, 이 아이는 서른 하나가 되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감정을 안고 살아갔다.

웃고 있어도 마음이 진정 동하는 사람이 없으니 마음이 반쯤 잠겨 있고,

어쩔 땐 하루 종일 아무 말 없이 창밖만 보기도 했다.


수현은 누군가에게 짐을 주고 싶지 않아

‘잘 지내고 있는 척’을 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힘든 일이 있을 때,

그들의 이야기를 자기 일처럼 들어주었고

그것들이 언젠가는 그녀에게 '보답'을 할 거라 생각하며

인간관계에 혼자 진심을 다했다.

그녀는 이런 관계에서 몇 번의 상처를 받고 나서야,

다른 사람에게 진심을 다해 쓸 에너지를 스스로에게 쓰기로 다짐을 했다.

처음에는 힘들기만 했던 이런 홀로의 시간들이

어느 순간부터 진정한 나와 마주한다고 생각으로 변했고 수현은 그 자체 그 시간들을 즐기게 됐다.


서른 하나의 그녀는 지금도 원치 않았지만

'유년시절의 수현'으로 돌아간다.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그녀의 어린 시절은

좋은 기억들보다 좋지 않은 기억들의 투성이었고


누구도 따듯하게 그녀의 사진을 찍어주고

비디오를 찍지 않았었던 그 시절에,

누군가의 엄마가 누군가의 아빠가 자식들을 따듯하게 안아주는 광경을 볼 때면

괜스레 그녀의 눈가가 촉촉했다.

따뜻했던 기억이 몇 장 없는 유년기를 가진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마음 깊은 곳이 늘 조금은 비어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수현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까지도 살아남았어.

나는 지금까지 살기로 결정했고,

나는 나를 저버리지 않았어.”


완벽하지 않았지만,

늘 흔들렸지만,

그 모든 날들을 넘어온 그녀 스스로를 생각했다.


누군가는 말한다.

“그게 뭐가 대단해?”


하지만 수현은 안다.

넘어오고, 버티고, 살아내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라는 걸.


수현은 그날 처음으로 이런 글을 남겼다.


“오늘도 숨 쉬었다.

그걸로 충분해.

너무너무 수고했어.

장하다, 내 자신”


그렇게 그녀는,

다시 한번 살아내는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읽는 누군가가

‘나도 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수현은 말할 것이다.


“응,

이미 하고 있어.

버텨내고 있는 지금이

바로 그 증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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