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포 Jul 12. 2023

엘리멘탈에서 찾은
에리히 프롬의 철학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라



내 꿈이 "내" 꿈이 아니였다는 것을 깨달은 엠버


엠버는 웨이드의 부모님으로부터 유리공예 인턴에 대해 제안받았을 때 왠지 모르는 복합적 감정에 휘둘려 화를 내고 도망친다. 그리고 그때 깨닫는다. 

아빠의 가게를 물려받고, 그 가게를 운영하기 위한 꿈이 사실은 자신의 꿈이 아니라 아빠의 꿈이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에리히 프롬의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라는 책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에리히 프롬,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 하는가
정말로 그 자리에 오르면, 더 좋은 차를 사면, 이 여행을 할 수 있으면 그다음에는?
이 모든 것이 다 무슨 소용일까?
 이 모든 것을 원하는 사람이 정말 나일까?
행복해질 것이라고 다들 말하지만 이루고 나면 허망해질 목표를 좇아 달리는 것은 아닐까?


에리히 프롬은 현대인들 모두가 "자신의" 목표라고 우기는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엄청난 모험도 감수할 각오가 되어있지만,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정해는 데에는 심각한 공포를 느낀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의 소망이 - 우리의 생각과 느낌 역시 - 어느 정도까지 진짜 우리의 소망이 아니라 외부에서 주어진 것인지 깨닫기 어려워한다고 말한다. 


엠버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례가 있다.


22살 의대생의 이야기


그는 자기가 하는 일에 관심이 많고 주변 사람들과도 상당히 잘 지낸다. 자주 피곤함을 느끼고 삶에 큰 의욕이 없다는 것만 빼면 특별히 불행하지도 않다. 그러나 그는 의학 공부에 약간의 장애가 있다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방금 읽는 내용을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잦고 강의 중에도 이상할 정도로 빨리 피곤해지며 시험 성적도 좋지 못한다. 이 모든 것은 그에게 수수께끼였는데, 평소 그는 기억력이 훨씬 좋기 때문이다. 

정신 상담을 하면서 청년을 억압한 것들이 계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건축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을 연상했데, 어린 시절 블록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을 가장 좋아했고 열일곱 살 때는 건축가가 되고 싶었다고 말이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건축가는 그저 꿈 많았던 어린 시절의 잔재일 뿐이며, 아들은 분명 의학 공부를 더 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이다.


청년은 아버지에 대한 강한 분노의 감정을 발견했고, 의사로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감정은 그의 삶 전반을 관통하는 무력감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의식의 표현에서는 삶을 자기 계획대로 꾸며간다고 믿었지만 더 깊은 곳에서 그의 마음을 지배하는 것은 체념이라는 사실을 그제야 느낀 것이다. 그는 근본적으로 결코 의사가 되고 싶지 않았고, 재능 부족이라고 여겼던 것도 실은 수동적인 저항의 표현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처럼 원래의 사고, 감정, 의지의 행위가 가짜 행위로 대체되면
결국 가짜 자아가 원래의 자아를 대체하게 된다.



https://youtu.be/NuHEY7 CjjTI


어느 유튜브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이 시대에서 우리가 삶의 목적을 찾기 힘든 이유는 디지털기기와 밀접해서 살아가다 보면 계속 나의 삶의 방향성과 목적을 외부에서부터 찾는다는 것. 

인플루언서들이 사는 멋진 삶을 보고 "저것은 행복한 삶이야, 나도 저렇게 살래"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

"나는 빨리 은퇴한 삶을 살고 싶어"를 꿈꾸며 파이어족이 되지만, 막상 그 꿈을 이루고 나면 무료함을 느끼고 다시 일하는 삶으로 돌아가는 것.

우리는 남들이 살아가는 그 이상적 모습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그것이 진정으로 우리가 내면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삶인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저 남들이 하기에 좋아 보이고, 보기에 좋은 꿈같아서 같은 꿈을 꾸고 노력하지만, 막상 그 꿈을 이루면 그것이 내 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유튜브에서 이야기한 비유가 인상적이었는데, 그 비유가 엄청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혀가 마비된 채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우리


우리는 혀가 마비되었고, 아무런 맛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먹을 음식을 찾고 있다. 그래서 주변을 둘러본다. 누군가가 엄청나게 먹음직스러운 고기를 먹고 있다. 육즙이 흘러나온다. 그것을 보고 결심한다. "그래! 고기를 먹어야겠어!" 

근데 막상 고기를 먹고 나면 우리는 마비된 혀 때문에 아무런 맛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고 내가 먹고 싶은 건 고기가 아니었나 봐,, 하고 또다시 새로운 음식을 찾아 떠난다. 

또 누군가가 초콜릿 토핑이 곁들여진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을 본다. 또 그걸 보고 아이스크림을 먹어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아무런 맛을 느끼지 못하고, 다시 무엇을 먹을지 찾아 나선다. 


이렇듯 현대인들은 내가 원하는 것을 타인으로부터 찾으려고 한다.
혀도 마비되어 아무런 맛도 느끼지 못하는데 말이다. 


그러면 왜 우리의 혀가 마비된 것일까? 우리는 항상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남들이 하고 있는 일을 본 채 내면을 보는 법을 잊어버린다. 나 스스로의 감정을 느낄 때면, 주로 부정적인 생각들(부담감, 피로, 스트레스 등)이 먼저 떠오르게 되고, 그것들은 금세 외부의 더 큰 자극으로 잊어버린다.
그러나 그 부정적인 감정들을 인내하고, 계속 내면의 생각들을 이어나가야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샤워를 하면서 많은 생각과 발견을 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샤워할 때는 거의 우리가 유일하게 디지털기기로부터 온전히 멀어질 때이다(가지고 들어가면 고장 나 버리니까). 그래서 우리는 샤워를 하면서 내면의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고, 그때 온갖 영감과 감정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너 자신에게 충실하라"  - 햄릿 1막 3장

"나는 내가 누군지 안다" - 돈키호테


인생의 의미에 대한 질문은 나 자신을 알고 살펴보는 것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오늘 하루 잠시 핸드폰을 내려놓고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