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떠나보내야 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창밖만 보는 네가 밉기도 했다.

by 김라온

너는 윤슬을 참 좋아했다.


아닌가? 그 실체보다는 단어 자체를 좋아한 것 같기도 해.


혹여나 그 소중함이 닳기라도 할까 늘 고작 두 글자를 과하게도 조심스레 또박또박 말했잖아.


하여튼, 너는 윤슬을 참 좋아했지.


너는 그날도 그랬다.


행여나 그 소중함이 내게 온전히 닿지 못할까


비록 두 글자지만 천금의 정성으로 새겨주었지.


매일매일 지겹게 그 길을 가는 지하철에서 말이지..


그 정성이 허탈한 게 가슴을 찢어놓네.


각인은 시간의 풍파에 흐려지고,


윤슬의 빛은 너무나도 뒤에,


아니 어쩌면 앞에 가있어.


기억이란 건 이상하단 말이지.


그날의 흙냄새도, 그날의 공기도 생생히 기억나는데


윤슬을 바라보는 너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아.


아름다움에 적셔져 촉촉한 눈이었던 것 같은데.


계절이 돌아오고


간지가 돌아오고


또 다른 세상이 와도


그날의 윤슬은 다시 오지 않을 텐데.


그날은 다시 오지 않을 텐데.


하지만 그래서 더 아름답게 남아.


윤슬을 본 순간부터 그리워하는 지금 이 순간까지가 한 대목이니까.


- 내가 사랑하는 록시에게


*평범하다면 평범하지만 조금은 특별한, 그리고 신기한 구석을 가진 저와 제 여자친구의 실제 이야기를 풀어나가보려 합니다.


짧은 글이지만 잠시나마 즐거우셨다면 라이킷 눌러주시면 감사드리고, 댓글 달아주시면 조금 더 감사드리겠습니다. 나른하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작가의 이전글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노르웨이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