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가까이 삼삼데이 취소/정월대보름 행사 동생생일 묻어감'
2026년 3월 2일 월요일 추적추적 봄기운 만연한 비님
차분한 방문이 온종일 이어졌다.
장화를 신지 않으면 밭을 돌아다닐 수 없다.
물 내려가는 배수가 원활하지 않나?
발이 푹푹 빠지는 늪이 되는 구간이 있다.
내일은 동생생일이다.
한창 농사일준비로 바쁠 때 껴있어 대체로 집에서 맛있는 거 해 먹으면서 보내곤 했었다.
정월대보름 때이면 서낭당에서 마을신 믿는 토박이농부님들이 전날 청소해 두신다.
당일 보름달에 염원을 담은 종이를 태워
하늘로 띄우며 가족의 안녕과 소원을 비는
풍경을 멀리서 보게 된다.
어머니께서 전날 아홉 가지나물과 찰오곡밥
부럼등을 준비해 먹으며 우리도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던 연례행사는 일이 바쁘고 동생생일과
겹친다는 핑계로 그냥 지나가게 되었다.
산에서 나무해와 길이 맞추어 자르고 쪼개
쌓아놓는 일이 다 끝나고 나면 하우스 모종 기르기
부터 시작해야 할 텐데 걱정이다.
작년까지 농사 심고 거두고 갈무리하는 걸 어머니께
의지해 왔다.
세 남자들은 무엇을 수리하고 만드는 일
(창고 짓기나 수리/거름 만들기/나무하기(+표고목)/
부엽토 긁기(+닭흙사료)...)
해나가다 어머니께서 때맞추어 이거 해야 한다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되었다.
이젠 그럴 수 없는 첫해라 모든 게 어색하다.
벌써 종자 갈무리부터 실수가 이어지고
하늘의 기온을 느끼며 종자 심고 거두기를 해야 하는데
제때를 잘 모르겠다.
지난 3년 치 농사일지를 보면 그때가 달랐다.
농사는 하늘과 벌레와 사람이 같이 짓는 거랬다.
제때와 노력이 잘 만났을 때 농산물 수확이 잘 나오거나
덜 나오거나 하였다.
하나로마트에서 해마다 3월 3일은 삼겹살 먹는 날
이라며 반값할인행사를 해와 사서 구워 먹곤 했는데
올해는 설날이 가까워 행사는 취소되었다고 했다.
명절 누구 생일 특별한 날이 끼면 그간 먹고 싶은 것들을
왕창사 쟁여 먹으려 하는 습성이 있던 나는
중재해 주던 어머니께서 안 계시니 그 도가 지나쳤다.
혼자 아침 나가 기본 식재료에 과자 라면 간고기 부추
부침두부 막사서 들어가다 아버지께 걸려 혼이 났다.
먹을 만큼 적당히 사야지 한꺼번에 너무 많이 산다고
기본 식재료 빼고는 모두 반품하였다.
과자 2개와 참으로 먹을 빵은 남겼고 라면 안 먹어 버릇하다 다시 먹기 시작하니 그 편리함에 자꾸 찾게 되어 일단 멀리 치워두기로 했다.(마트 돌려줌)
내일 동생이 대구 인터불고 호텔 점심뷔페 3인 예약해 두었다.
1인 7만 원대 시간 지나면 9만 원대로 바뀌기 전에
한 번가 보자 했다.
말로만 들었던 랍스터맛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하였다.
힘든 세월이 지나고 점점 형편이 풀려나가 좀 편하고
잘 살 수 있을 때가 되었는데 좀 더 사시지 먼저 가버린
어머니가 생각났다.
특별하게 좋은 날이나 힘들고 막막할 때 눈물이
펑펑 쏟아지게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