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아무개 이야기:어쩌다 마주친 사람》-108-

'매와 농총각'

by 추재현

2026년 3월 11일 수 요일

생태 관련 서적을 펴내는 <녹색평론사> 책목록에 《케스 매와 소년》이란 제목을 자주 보았다.


외국작가 이름이 써져 있었고 드넓은 자연에 매와 소년이 교감하며 벌어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쓰지

않았을까 짐작했었다.

(상상일까? 직접 경험한 이야기 일까? 언제 책을 구하면 알아가고 싶다.)


귀농하면서 귀농통문과 함께 '풀천지 삶은 어떤 가치가

있는가?'뿌리를 잊지 않으려 해마다 받아보았다.


편집자이자 대표이신 고 김종철교수님이 십 년 전쯤? 봉화 구독자 모임에서 뵌 적도 있었는데 몇 년 전 지병

으로 별세하셔서 따님이 그 일을 물려받으셨다.


전직아이돌이자 잘 나가는 방송인 이효리 님도

녹색평론을 보는 개념 있는 연예인이라는 풍문을

들은 것 같다.


'환경위기 문제들과 해답'은 소농 그리고 자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생활습관과 소비를 제시하는 《귀농통문》과

《녹색평론》약간의 방향성이 다를 뿐 추구하는 가치는

같다 느껴졌다.


"요즘 바깥에 닭들을 풀어놓지 못하겠어.

매가 병아리들을 채가고 닭들을 공격하던 라니까!"

몇 년 전 동네 귀농자 하소연을 들은 적 있었는데

가까이 마주하니 그 말이 실감이 났다.


언제부터인가 조류 인플루엔자 야생새와 가축전염을 우려하여 정부에서 닭방목 규제하였었다.

해마다 날 좋을 때면 닭장을 열어 신선한 바깥공기 마시며 햇빛 쬐고 각종 풀ㆍ벌레 어미닭과 병아리

뛰노는 게 참 보기 좋았는데 못하게 되었다.


"닭장에 구멍이 뚫렸나? 왜 수탉이 나와서 닭장망을

치고 있지 다시 들어가고 싶나 보네" 닭장 소란스러워

멀리서 보니 그런 것 같아 어느 정도 구멍 생겼나 보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수탉보다 살짝 크고 눈빛은 매서우며 늠름한 기품이

있었다. 그 옛날 '시치미, 매사냥' 선조들의 기쁨 이해됨/지금의 포르셰, 페라리, 람보르기니였겠지..)


풍문으로만 들었던 '매'를 이리 가까이 보다니..

예전 벌나무에 참새떼를 습격하여 1마리 날카로운 발톱으로 채가는 건 본 적 있었다.


먹을게 부족했을까?

일찍 멀리 보는 새가 좋은 먹이를 확보한다 더니

풀천지 닭들이 좋은 걸 알아봤나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데도 도망을 안 가고 노려보고 있다.

실력에 자신이 있는 모양이다.

그러니 겁나는 건 오히려 나였다.


멸종위기종 희귀 동물로 분류된 잡으면 과태료 처벌

받는 걸로 알고 있기도 했지만 갑자기 달려들어 날카로운 부리와 두발톱으로 공격하면 감당이

안될 것 같아 멈추어 관찰을 했다.


매도 이놈은 누군가 고개를 까닥 거리며 작게 총총 걸으며 나를 관찰했다.


서로 처음 보는 사이이고 가축을 사냥하러 온 불청객과

지켜야 하는 주인 입장이라 좋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눈치 보다 날아가더니 한번 더 와서 시도를 한다.

그럴 때마다 닭들이 놀라 비명을 지르고

구석에 머리를 파묻고는 벌벌 떨었다.


머리만 안 보이면 되는 줄 아나보다.

(이 녀석들아 나머지는 다 드러나 있잖아..)


'매'처럼 생태계 정점에서 때때로 배고픔과 추위에 허덕이지만 자유로운 포식자로 살 것인가!

'닭'처럼 생태계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와 안락한 집에

길들여진 가축이 되어 잡아먹히기 전까지 불안한 자유에 익숙하게 살 것인가!


쉽지 않은 문제이다.

매처럼 살고 싶은걸 꿈꾸나 닭의 편안한 안정감도 포기하기 힘든 유혹이다.


그래서 목적 있는 삶이 중요하다.

같은 경험을 해도 받아들이는 게 달라질 테니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추 아무개 이야기:어쩌다 마주친 사람》-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