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세상

엄마에게 전하고픈 이야기

by 곰실

"난 날아가는 새들을 보면

너무 애처로워.

팔죽지도 아플 것 같고

새끼 먹인다고 하루 종일 날아 다니다가

벌레 하나 물어 와서 주고..."

" 엄마, 물고기는?

헤엄치는 게 자유로워 보이지 않아?"

"물고기도 힘들어 보여.

차가운 물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흔들리며 살아 가잖아."

엄마의 세상은

온갖 힘듦과 가여움으로 가득했다.

어떤 세월을 살아왔길래

엄마는 남들이 아름답다고,

자유롭다고 느끼는 모든 것이 아프게 보일까?

지금보다 아플 땐 보이지 않았던

그 아름다움이

이제는 너무도 선명하게 느껴지는 걸까.

세상은 참 모순적이다.

아름다움 속에 고통이 있고,

고통 속에 또 다른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

엄마는 그걸 알고 있었던 걸까?

아니면, 그저 살아내기 위해

애써 외면했을 뿐일까?

엄마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문득 궁금해졌다.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나는 엄마의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졌다.

엄마가 바라보는

새와 물고기의 모습은

단순히 자연의 일부가 아니었다.

그것은 엄마 자신이었다.

날개를 퍼덕이며

끝없이 날아야만 하는 새처럼,

차가운 물속에서 흔들리며

살아가는 물고기처럼,

엄마는 언제나 삶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왔다.

그 무게는 그녀를 짓눌렀지만,

동시에 그녀를 강하게 만들었다.

나는 엄마의 손을 바라본다.

작고 가냘픈 하얀 손등 위로

세월이 새겨져 있다.

그 손은 나를 안아주고,

나를 먹이고, 나를 지켜준 손이었다.

그러나 그 손은 자신을 위해선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었다.

엄마의 손은 늘 다른 이를 위한 것이었고,

그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외면하며 살아왔다.

엄마가 세상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이유는

단순히 힘든 삶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그녀가 삶의 본질을

꿰뚫어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고통을,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새의 날개짓이 애처롭고,

물고기의 헤엄이

외로워 보였던 것일지도 모른다.

내겐 그런 엄마가

너무도 크고 따뜻한 존재로 느껴진다.

엄마는 자신의 고통을 말하지 않았지만,

그 고요한 침묵 속에서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읽는다.

그녀의 눈빛 속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깊이가 담겨 있고,

그녀의 미소 속에는

수많은 희생과 사랑이 녹아 있다.

나는 이제야 조금씩 깨닫는다.

엄마가 바라보는 세상은

단지 힘듦으로 가득 찬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과 인내로 가득 찬 세상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픔 속에서도

나에게 웃음을 주었고,

자신의 고단함 속에서도

나에게 희망을 심어주었다.

엄마의 세상을 이해하려 애쓰던 나는

이제 결심한다.

나도 엄마처럼 누군가에게

따뜻한 존재가 되겠다고.

내 삶 속에서도

고통과 아름다움이 공존하겠지만,

그 모든 것을 사랑으로 품어내겠다고

엄마에게 말하고 싶다.

"엄마, 당신이 바라본

새와 물고기의 모습이 애처로운 만큼이나 아름답다는걸 알아요.

그리고 당신도 그래요.

당신의 삶은 애틋하고도 찬란해요."

울엄마 세상속 새들과 물고기들이

자유로운 날갯짓을 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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