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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효정 Apr 08. 2021

갑질·아이폰 배터리게이트에도 굳건한 애플


지난 2017년 아이폰 사용자들이라면 신박한(?)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한 이후 급격하게 배터리 수명이 짧아진 것인데요. 배터리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들기도 했고, 심지어 20% 가량의 잔여량이 있음에도 전원이 꺼지는 등의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원인은 곧 밝혀졌습니다. 애플이 고의로 오래된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낮췄기 때문이죠. SW 업데이트를 통해 구형 아이폰의 사용성을 현저히 떨어뜨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이폰 한번 사서 너무 오래 쓰지 말고, 새로 나온 아이폰을 구매하라는 이유 말고는 다른 것이 없습니다. 돈을 더 쓰라는 것이죠.

 

물론 애플은 "배터리 부족에 따른 갑작스러운 전원 꺼짐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이를 '배터리 게이트'라고 부르며, 전세계적인 집단소송에 나섰습니다. 애플은 꼼수의 대가로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합의금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해 3월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낸 아이폰 사용자(피해자)들에게 최대 5억달러(약 5600억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이어 11월에도 미국의 피해자들에게 1억1300만달러(약 1260억원)의 합의금을 추가로 지불하게 됐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프랑스 등 일부 (선진)국가의 집단소송은 합의금을 지급하는 조정으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와 유럽 외 지역에서 애플의 고의적인 아이폰 성능 저하에 대한 합의금 지급이 처음 결정됐습니다. 칠레의 소비자 단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15만여명의 피해자에게 25억페소(약 39억원)을 배상키로 한 것인데요. 피해자 1인 당 최대 50달러(약 5만6000원)의 합의금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한국에서도 지난 2018년 3월 국내 소비자 6만4000여명이 집단소송을 내고 진행 중입니다. 칠레의 사례에 따라 국내에서도 합의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조금 높아졌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는 상도의에 어긋나는 파렴치한 행위입니다. 애플의 변명대로 노후 휴대폰의 배터리 꺼짐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소비자는 '단언컨대' 없습니다. 애플은 여전히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당시 애플은 화난 소비자를 달래기 위해, 은근슬쩍 배터리 교체 비용을 79달러에서 29달러로 대폭 낮추는 정책을 펴기도 했죠.


이외에도 애플은 고압적인 AS 정책에 따른 소비자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고, 국내 통신사를 대상으로 한 갑질(국내 통신사에 광고비와 수리비를 부당하게 떠넘긴 행위 등)로 악명이 높습니다. 결국 애플은 국내에 AS와 관련한 1000억원 규모의 상생방안 및 자진시정안을 제출하면서 또 은근슬쩍 사태를 넘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 아이폰의 아성은 굳건합니다.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비유할 만한 아이폰 매니아층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 앱스토어 중심의 생태계 구축도 잘 돼 있고, 아이패드·애플워치·무선이어폰 에어팟과 같이 소비자의 기호를 재빠르게 읽어내는 능력 또한 뛰어나다는 것이 이유죠.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시장 점유율 15%로, 삼성전자(19%)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애플 아이폰의 단순한 시리즈 구성을 볼 때, 아이폰의 '소비자 점유율'은 사실상 1위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네요. 중저가폰에서 프리미엄폰까지 전방위 공략을 하는 삼성 등 다른 업체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죠.


특히 2021년은 아이폰12 돌풍으로 애플이 연간 최대 2억500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하는 신기록을 수립할 것이라는 전망이 외신을 통해 나왔습니다. 지난 2015년 2억3100만대의 기록을 쉽게 깰 수 있다는 예측입니다. 전세계적으로 3억 5000만명의 아이폰 사용자들이 기기 교체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업계에서는 올해를 아이폰 업그레이드 슈퍼사이클 시기로 보고 있습니다.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시조'격으로 모바일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과 같은 제품입니다. 소비자들이 애플의 갑질과 꼼수에 분노하면서도, 그 상품성과 상징성에 열광하고 있다는 점은 경쟁사들이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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