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효정 Jun 04. 2021

블록체인으로 비트코인만? 이제 디지털 금 거래한다

한컴, 페이퍼 컴퍼니 논란 잠재울 수 있을까?  


한글과컴퓨터그룹(이하 한컴)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디지털 금을 사고 팔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한컴이라고 하면 아래아한글 워드프로세스, 번역 프로그램과 같은 B2C IT기업의 인식이 아직 강합니다. 그래서인지 금 거래소(디지털이긴 하지만) 사업에 나서는 것이 조금 어색합니다.


그러나 한컴은 지금의 오너에게 인수된 후 방역 마스크 사업 등 회사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한컴이라는 '웰메이드' 브랜드를 내세운 채 다양한 사업으로 손을 뻗치고 있는 거죠. 



이번에 내놓은 '아로와나 디지털 골드 바우처 서비스'는 진행 과정에서 잡음이 있습니다.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 논란입니다. 오너 경영인이 측근을 내세워 유령회사를 만들고, 한컴 이름값을 내세워 사익 편취를 하려고 한다는 의혹이었죠. 


실제로 한컴은 아로와나 토큰과 밀접한 관련이 없는 듯한 태도를 취하다, 논란이 커지면서 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뒤늦게 사실관계를 밝혔습니다. 해당 토큰 발행사인 아로와나테크도 자본금 840만원에 불과한 페이퍼 컴퍼니라 볼 수 있는 회사였죠. 아로와나 토큰 상장 첫날에 시세가 급등까지 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었습니다.
 
아로와나 토큰은 오너 경영인이 사리사욕을 위해 만든 스캠(사기) 코인이라는 루머가 나올 만한 상황이죠. 오너 경영인은 최근 한컴 경영권을 2세에게 넘기는 가족경영에 시동을 걸었고, 자신은 가상화폐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IB업계 관계자의 주장도 나온 상태입니다.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의 장녀 김연수 부사장이 최근 본격적인 2세 경영을 시작했다.



한컴은 이러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의혹과 가상자산 발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 종식을 위해 이번 서비스를 조기에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특히 페이퍼 컴퍼니 논란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가상자산공개(ICO)가 되지 않아 싱가포르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웠고 ▲싱가포르 법상 법인 설립을 위한 자본금 요건이 크지 않았다며 840만원 회사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한 매체 보도에서는 "한컴이 그리고 있는 블록체인 사업 청사진에서 가상자산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아로와나 토큰으로 디지털 금을 거래하는 서비스...내재 가치 확실


논란에 대한 해명이 나왔고 불법도 아닙니다. 어딘가 상당히 찜찜한 부분이 있지만 적법한 회사의 정당한 비즈니스라고 하니, 이제 디지털 금 거래에 대해서 살펴봐야 겠습니다. 사실 이번 서비스는 직접 써보고 싶을 정도로 관심이 가긴 합니다. 


하루 전인 3일 한컴은 '아로와나 디지털 골드 바우처 서비스'를 사전 공개했습니다. 베타 서비스는 오는 30일 안드로이드 용으로 공개된다고 하네요. 


한컴 아로와나 플랫폼 개념도(이미지=한컴그룹)


이 서비스는 직접 실물 금을 거래하는 것이 아닙니다.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으로 '디지털 금 상품권'을 거래하는 것인데, 이는 아로와나 바우처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골드 바우처는 한컴페이를 통해 현금구매가 가능합니다. 실물 금을 보유한 사람도 자신의 금을 이 바우처로 교환할 수 있고요. 실물 금을 대신하는 골드 바우처를 통해 금을 거래함으로써 실물 금 거래 시 부과되는 부가세는 없앴으며, 거래수수료율도 낮춰 거래에 따른 사용자들의 부가적인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1돈 등 금 단위 중량에 따른 바우처를 계좌이체나 한컴의 간편결제 서비스 한컴페이, 자체 가상자산 아로와나토큰으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최소 0.01g 단위로 원하는 금 중량을 직접 입력해 매수할 수도 있고요. 


매수한 금은 시세 차익을 위해 모바일 앱에서 되팔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와 동일하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가상화폐와 다른 점이 있다면 '금'이라는 실물 자산과 연동이 된다는 점입니다. 금은 내재 가치가 확실하기 때문에 매력 있는 서비스입니다. 


오프라인에서 실물 금으로 인출도...한컴, 가상자산사업자 전환


오프라인에서도 유통이 가능합니다. 한컴 측이 오프라인 매장인 '아로와나금주얼리'를 오픈할 예정인데, 이곳에서 디지털 금을 실물 금으로 인출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실물 금을 가진 사람도 자신의 금을 아로와나금주얼리에 가져가면 디지털 금 상품권으로 교환해 모바일 앱에서 투자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겠죠.


한컴은 "이 서비스는 새로운 금 유통 생태계 구축을 위해 만들어졌다"면서,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금을 발행하고, 저렴한 수수료로 투명한 거래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컴그룹은 자사의 다양한 플랫폼들이 아로와나 토큰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운영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디지털 금 거래 서비스는 1달 여의 베타 서비스를 통해 이르면 8월초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아로와나 토큰을 통한 디지털 금 상품권 구매와 디지털 금 상품권을 실물 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는 정식 서비스에서 공개됩니다.


또한 한컴은 특금법에 맞는 가상자산사업자 등록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사업자 전환 후에는 디지털 금 상품권의 단기 예치 상품이나 상품권을 담보로 한 대출상품 등 금을 기반으로 한 금융 상품도 선보인다고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한국 소비자에 친절해진 애플씨...이유가 있었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