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무석 Dec 17. 2021

세무사의 공부법

생체리듬을 만들자

수험생이 고달픈 이유는 하나다. 모든 일상의 목표가 합격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부여한 출퇴근 시간이 없으니 스스로 출퇴근 시간을 만들어야 하고, 설령 퇴근을 하고서도 맘 편히 쉴 수가 없다. 쉬는 순간에도 공부하는 경쟁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경쟁은 일상화되어 있고,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하는데 그 성의의 수준에 대해서 우리는 합격하기 전까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누구는 11시에 자고 또 누구는 새벽 1시에 자기도 한다. 몇 시까지 공부를 하고 몇 시에 자야 합격을 할 수 있을까?


정답은 없다. 그래서 오늘도 수험생은 고달프다. 집에 일찍 들어가면 남들에 뒤처지는 것 같고, 늦게 들어가면 체력적으로 오래도록 버틸 자신이 없다. 


나는 수험시절이 길었던 만큼 공부하는 시간과 리듬에 대한 고민을 다양하게 실험해 보았다. 가장 재미있었던 실험은 하루를 이틀처럼 쓰는 방법이었다. 낮잠을 길게 자고 밤에 자는 시간을 줄여서 하루에 이틀 치 일과를 하는 것이었다. 가령 9시부터 일과를 시작해서 오후 3시쯤 낮잠을 2-3시간 자고서, 저녁 7-8시부터 아침이 시작된 것 마냥 새벽까지 공부를 한다. 그리고서 새벽 3-4시쯤에 다시 잠을 조금 자는 것이 그것이었다.


실험 이틀째 반나절 동안 잠에서 깨어나질 못했다. 결국 가장 좋은 실험은 본인이 가장 활동적인 시간을 중심으로 계획을 짜는 것이다. 대다수의 학원이 9시 수업을 기준으로 일과를 시작하지만 동영상 강의의 비중이 많은 수험생은 꼭 그러한 일상에 묻혀 피로감을 느낄 이유가 전혀 없다.


본인이 몇 시간 자고 일어났을 때 가장 머리가 잘 돌아가는지 실험해 보는 것이 가장 좋다. 나는 보통 9시부터 밤 9시까지 공부했는데, 혹자는 공부시간이 너무 적은 것 같다면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일주일 혹은 한 달 넘게 제정신으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은 9-9를 지켰을 때였다. 스톱워치를 켜고 8시간 정도 순공부시간이 나오면 적당했다. 분으로 따지면 500분 정도였다.


강의 시간을 제하고 400분 정도를 기준으로 삼고 준비하면 공부량이 부족하지 않았다. 부족한 시간은 주말에 채웠다. 내 몸의 생체리듬은 본인이 가장 잘 안다. 


잠을 적게 자도 상쾌한 경우는 수험생들 사이에서 축복받은 체질이라 불린다. 수험생활을 일 년 정도에 끝낼 머리와 체력이 되지 않는다면 본인의 몸 상태에 대해서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 이후에 하루의 일상을 채워나간다면 수험생활은 한결 쾌적해진다.


생체리듬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수험생의 기본이 된 것이다. 기본이 탄탄하면 합격도 멀지 않다.

작가의 이전글 볼펜 사용 개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