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이야기-
당신은 저의 전부였습니다.
당신의 따스한 눈길이 저를 살리고,
당신의 감미로운 말이 저를 숨 쉬게 했습니다.
당신을 찾는 길이 저의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꿈을 꾸고,
당신으로 인해 꿈을 키웠습니다.
당신에게 한발 다가갈수록
당신의 떨림이,
당신의 두려움이,
당신의 고뇌가 느껴졌습니다.
첫눈 오는 날,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하나, 둘 내리던 첫눈이
어둠에 발맞춰 함박눈이 되어도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는 뒤안길에
기다리던 당신이 왔습니다.
당신은 꽁꽁 언 저의 몸을 따스하게 안았습니다.
당신의 고운 손이 저의 손에 닿고,
당신의 고운 눈이 저의 눈에 닿고,
당신의 고운 입술이 저의 입술에 닿았습니다.
그날,
당신의 손길에 머물렀던 떨림이
당신의 눈에 어렸던 고뇌가 멈추었습니다.
그 멈춤에서 저는 당신과의 미래를 그렸습니다.
당신 곁에 머물기 바랐던 저에게
당신은 더 넓은 세상으로,
더 높은 세상으로,
훨훨 날아오르라 했지요.
당신을 떠나 더 넓은 세상으로,
더 높은 세상으로 날아오른 저는
더 이상 당신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움’에 빠져 당신을 외면했습니다.
당신의 말이,
당신의 눈길이,
당신의 손길이 익숙해지면서
당신의 존재가 초라하게 다가왔습니다.
더 이상 저의 숨통이 아닌 당신.
더 이상 저의 희망이 아닌 당신.
저는 그런 당신에게 멀어졌습니다.
그렇게 멋대로 외면하고,
멋대로 멀어지면서
또 멋대로 믿었습니다.
저의 방황과 번뇌가 향하는 그 길에
언제나 당신이 기다려 줄 것이라.
‘새로움’에 홀라당 빠져 허우적거리다
또다시 새로움이 익숙함으로 다가오는 그날이 오면
그 옛날처럼,
당신의 집에서 당신이 저를 기다려 줄 것이라 멋대로 믿었습니다.
당신을 외면하고,
당신에게 멀어지고,
당신을 초라하게 느꼈을 때에도
한 번도 우리의 이별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이별할 수 있음을 몰랐던 저였기에
이렇게 지금 당신과 이별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