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플라자합의는 정말 오고 있는가?
2025년 5월,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드라마틱한 하루를 연출했다.
개장 초 급락한 환율은 곧 반등하며 20원 가까이 다시 상승,
시장은 하루 사이에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쳤다.
표면적인 숫자 뒤에는 미국의 통화 정책 변화, 아시아 통화 강세, 금리 인하라는 복합적 요인이 얽혀 있다.
그런데 지금 시장에서 더 심각하게 주목받는 건,
'플라자합의의 재현' 가능성이다.
이번 원화 강세는 단순한 한국 경제 이슈만이 아니다.
위안화와 대만 달러의 급등, 그리고 미국의 통화 절상 압박이 겹쳐 원화가 비자발적으로 강세 흐름을 탔다.
특히 대만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통화가치 절상을 유도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시장에 심리적 압력이 형성되었고,
한국도 같은 선상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는 1,340원선까지 하락 가능성을 전망하며
국내 기업들의 달러 매도(투매) 가능성까지 경고한다.
하지만 동시에, 환율 하락이 그렇게 단순하게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한국의 내수 경기 부진, 미중 협상의 불확실성, 금리 차에 따른 자본 유출 가능성 등은
환율 하방 압력을 일정 부분 막아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번 논의에서 가장 예민한 단어는 바로
"플라자 합의"의 재현이다.
1985년 미국은 주요 무역국들과의 협의를 통해
인위적으로 달러 가치를 낮추고, 상대국 통화 가치를 절상시켰다.
그 결과 일본은 수출 의존형 경제의 기반을 흔들렸고,
버블 경제 붕괴와 잃어버린 20년으로 이어졌다.
지금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 통화 절상을 요구한다면,
우리는 그때의 일본처럼 장기 침체의 입구에 들어설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대응 전략을 조언한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환율을 조작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정치적·경제적 변수에 따른 원화 흐름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환율은 지렛대가 아닌 협상 수단이라는 프레임을 선제적으로 형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의 압박에 '협상 여지를 남기면서도 주도권을 뺏기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환율 변동은 단순한 시장 이슈가 아니다.
그 이면에는 정치, 무역, 통화 패권, 그리고 외교 전략이 얽혀 있다.
우리가 체감하는 수출 가격, 물가, 여행 경비 등 일상적인 경제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도 하다.
따라서, '환율 뉴스는 어렵다'고 넘기지 말고,
그 안에 담긴 흐름과 구조를 한 번쯤 짚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