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미용 May 17. 2023

책, 사주실래요?

2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아름다운 이야기가 나온다. 제목은 '선생님, 바보 의사 선생님'. 바로 장기려 선생님에 대한 글이다. 긴 문장을 적절하고 자연스럽게 띄어읽는 공부를 한다. 독해의 기본이 되는 띄어읽기의 중요성을 배운다. 선생님을 따라 읽으면서 내용 이해가 쉽고 상상이 잘 된다는 것을 알아간다. 읽고 나서, 아이들이 궁금해한다. 

' 장기려 선생님은 어떻게 되었어요?'

' 지금도 살아 계셔요?'

' 의사가 왜 가난해요?' 등등


지식채널 e에 장기려 선생님 영상이 있어서 설명을 덧붙여가며 짧게 짚어준다. 호기심 천국이 되었다.

 ' 보험이 뭐에요?'

' 어디가 아프셔서 팔을 못쓰시게 된거에요?'

' 누구랑 살았어요?'

갖가지 질문이 쏟아질 때쯤 조용히 묻는다.

' 이렇게 궁금한 게 생길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한테 물어봐요.'

'유튜브를 찾아봐요.'


'좋아, 좋아. 선생님 생각에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칠판에 ㅊ 을 쓴다.(아이들, 아니 내가 자주 사용하는 초성퀴즈!)

이정도 쯤이야.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책'이요 한다.

'책을 보면 너희들의 궁금증이 다 해결될거야. 그럼 어떻게 할까? 도서관에 가서 빌려보는 것도 좋지만, 선생님은 책을 사는 것을 추천한단다. 저번에 누가 물어봤는데...선생님은 책에 왜 밑줄을 그어요? 음, 그건 읽다가 감동을 받거나 내 생각과 똑같아서 깜짝 놀라거나 평소에 궁금했던 답을 찾았을 때 기뻐서 줄을 긋는단다. 대출한 책은 금방 반납해야하고, 줄도 못긋잖아. 그래서 선생님은 책 사는 걸 추천해.'

'엄마가 책 안사줘요. 집에 있는 거 읽으래요.'

'그래? 그럼 엄마를 설득해야지. 어떻게?'

'책 사주시면 안돼요?라고요?'

'노노노. 부정적으로 묻지 말랬지? 책 사주실 수 있어요? 라고 물어야지.'

'엄마가 도서관에서 빌리라고 하면요?'

' 책을 사야하는 이유를 3가지 정도 말씀드려봐. 설득이지.'

'아~~~~ 밑줄 긋고 싶다고요?'

' 여러 번 읽고 싶어요. 도 이유가 되겠구나.'


아이들 표정이 진지하다. 오늘 집에 가서 잘 얘기해볼 것을 다짐한다. 공부는 이렇게 더 알고 싶은 호기심을 채워가면서 배움이 앎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교과서로 끝내지 않고 더 깊이 더 넓게 펼쳐나가기를 바래본다.


작가의 이전글 멋지다. 박지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