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한 번 봤을 뿐인데

괜히 마음이 흔들린 토요일

by 살쪄도괜찮조

오늘 집에서 준비하다가 잠깐 거울을 봤는데요.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시선이 딱 멈추더라고요.
얼굴도 붓기 있는 것 같고, 몸도 유난히 둔해 보여서
순간 생각이 쭉 쏟아지듯 튀어나왔어요.

“왜 이렇게 보이지?”
“밥은 뭘 잘못 먹었나...”
평소라면 대충 넘길 텐데 오늘은 괜히 마음이 예민했나 봐요.
저도 아직 ‘살쪄도 괜찮다’는 말이 쉽게 와닿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 작은 순간이 하루 분위기를 흔들어 놓더라고요.

괜히 옷도 여러 번 갈아입고
사진도 찍었다 지웠다 반복하고
기분이 들썩거려서 숨 한번 고르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근데 또 이렇게 적다 보니까
저만 이런 날 있는 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거울 속 모습 때문에 하루가 갑자기 무거워지는 날,
다들 한 번쯤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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