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대하여

하루가 지났다.

번잡스러운 일정 속에서도 나는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늘 이 시간 즈음이면 찾아오는 공허함이 오늘따라 더 깊다.


나는 관계에 최선을 다했다.

그들이 내 마음을 몰라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어쩌면 돌아설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진심을 전하고 싶었다.

마음은 분명, 어떤 형태로든 서로 연결되어 있으리라 믿었기에.


하지만 또 한 번 깨닫는다,

내가 내어준 마음과 기도가

그들의 선택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그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들은 그렇게 말없이 뗘났다.


슬펐고, 공허했다.

내가 아무리 깊이 사랑하고 애써도,

그 깊이를 모르는 이들 앞에서

내 마음은 하찮게 느껴지기도 했다.


잠시,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정말 최선을 다한 걸까?

이건 그냥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변명일까?"


하지만 다시 생각한다.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보낸 마음이 거짓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 순간, 나는 분명 진심을 다했고,

있는 힘껏 사랑했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자책하지 말자.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의 인생을 살아가고,

나는 나의 방식대로 내 삶을 살아가는 거다.

내 마음의 깊이를 몰라주고 외면한다고 해서

내가 내어준 호의와 사랑이

가치 없는 것이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나는 관계의 끝이 아닌,

그 과정을 기억하고 싶다.

함께 웃고, 나누고, 바라보았던 그 시간들,

그 안에 깃들었던 따뜻한 감정들을.

그것들은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고,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진심을 다해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