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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Jun 17. 2024

긴장이 풀리면서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06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육번째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10권을 마치고 11권을 시작해봅니다!(브런치스토리 기준)"


그동안 하던 일이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고 긴장이 풀리면서 온 몸이 여름날 땡볕의 아이스크림마냥 몸도 마음도 녹아내린다. 집중했던 일이 좋은 의미로든 싫은 의미로든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사라지자 잠시나마 잊고 있었던 누적된 피로감이 한꺼번에 몰려들어와 회복 청구서를 들이민다. "잠은 몇시간 정도 나오셨구요, 칼로리는 이정도구요 기타 등등"



논문도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밤을 새기도 했던 지라 계속해서 잠이 몰려들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입병은 심하게 나버리고 간만에 본 누군가는 "아니 왜이렇게 살이 말랐냐고" 되묻기도 했다. 깔딱고개를 넘기전 가장 직전에 무진장 힘들듯이 어려운 일을 끝마치는데 있어서도 바로 직전이 힘들기 마련이다. 압박감은 압박감 나름이지만 마음 한켠으로 이렇게까지?라는 생각도 절로 들긴 했다.


아무튼 그건 과거의 일이고 긴장된 심신이 풀리자 흐느적거리며 쿨쿨 잤다. 논문을 통해 배운 점은 한 가지다. 논문이나 심리학의 내용이 아니라 논문을 쓰는 행위에 대해서 비롯된 가르침인데 모든 것은 타이밍있기 마련이며 그 타이밍을 요구 받는 순간은 매번 찾아오지만 매번 미리 아니면 제때하지 않으면 이런 어려운 일은 해내기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참교육을 당한 것이다.


어쩌면 이런 부분이 상반기 미루기 전쟁에서 전략적 후퇴를 경험했다 볼수 있고 남은 하반기는 체득한 타이밍의 교훈을 잘 실천하느냐에 따라 크리스마스 이후에 감성에 젖어 "아...이번년도 비록 하반기 미루기와의 전쟁에서 실패했으나 내년엔 좀더 열심히란..." 금붕어 같은 실수를 계속 아니면 영원히 반복하지 않아야 할것이다. 사실 이런 회피행동에서 득될것은 거의 없다. 스트레스 1개 받을일을 2개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면.



미루기의 순기능을 제대로 맛본 이상 막판 벼락치기의 효율성 그리고 가능성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그것만큼 에너지 소비를 아끼는 에너지 아나바다 스타일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마치 보험 약관에 좁쌀만한 글씨로 추가 예외조항을 써놓았듯이 이런 미루기도 눈에는 잘 안보이는 역기능이 많이 숨겨져 있다. 막판에 그럭저럭 해내기에 제때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더라면 어느정도 유의미한 성과(패스하기는 괜찮으나 이것을 가지고 가치잇게 여기는)를 느끼기엔 한계가 분명히 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간사한 게 제때 해보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라도 감지하는 순간 바로 미루기 센서를 발동하고 직감적으로 내가 언제 몰아 닥쳐야 해내는 그 순간까지 연기하고 연기한다. 진짜 연기만 하다가 연기로 날아가버릴지도 모를 정도로 일을 연기한다. 에너지를 아낀다는 차원에서 막판 스퍼트가 효율적이란 직감또한 몰리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하기가 싫은 건지에서 비롯된다.


모든 것이 때가 있으므로 그 때를 잘 찾아 캐치하는 것이 어쩌면 행운이나 기회라고 생각할수 있을 텐데 때에 맞게 한다는 것은 미뤄서 타이밍을 맞춘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매순간 요구받는 조건에 적절히 반응했는지가 바로 타이밍을 잘 맞춘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준비되지 않은 자는 기회가 찾아와도 받아서 유지시킬 능력이 없다. 마치 로또에 당첨되더라도 자산운영능력이 빵점인 사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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