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팀플인데 인생은 왜 솔플일까

다언 케르베로스 창단을 꿈꾸며

by 다언

야구는 팀플인데 인생은 왜 솔플일까?


나는 야구를 좋아한다.

비록 최근 저녁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야구를 본방으로 챙겨 보지는 못하지만 퇴근 후에 유튜브에서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고, 주말에는 되도록 야구를 본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매일 9명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투수가 던지고, 타자가 치고, 누군가는 뛰고, 누군가는 잡는다.

라인업의 변화는 생기지만, 그 구조는 정해져 있다.

누가 홈런을 치든, 누가 삼진을 당하든 이름 앞에는 팀이 붙는다.


그래서 누군가 실수해도 완전히 고립되진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만회할 수 있고, 결과는 팀이 책임진다.


그런데 일상을 돌아보면 사람은 거의 모든 걸 혼자 책임진다. 입사도, 퇴사도, 휴식도, 재도전도 "네 선택이잖아”라는 말로 정리된다. 누구 하나 대신 출전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은 누군가가 내 옆 포지션을 맡아주고 있다는 감각이 부러울 때가 있다.

내가 못 받은 공을 누군가가 커버해 주고, 내가 못 친 공을 누군가가 뒤에서 응원해 주는 느낌.


사실 야구라고 늘 완벽한 건 아니다. (특히나 최근 우리 팀은 더 그렇다.)

주자 놓치고, 에러 나오고, 뜬/땅/삼으로 흐름 끊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버티는 그림은 남는다.

승패는 기록되지만, 과정은 다 같이 짊어진다.


나는 혼자 잘하는 사람보다는 팀 안에서 좋은 선수가 되고 싶은 사람이다.

이력서 쓰고, 말문 트고, 떨고 돌아오는 그 과정이 외로울수록 야구 중계 속 선수들이 더 또렷하게 보인다.


물론 내 인생엔 나 외의 감독도 없고 멘탈을 잡아 줄 코치도 없으며 7회에 등판해 줄 불펜 투수도 없다.


그래서 요즘 내 안의 여러 페르소나들과 팀을 짜고 있다.

계획 세우는 나, 실망하는 나, 다시 기대하는 나, “그만하자”는 나와 “한 번만 더”라는 나.

각자 포지션은 다르지만 이 팀은 생각보다 단단하다.


내가 나를 믿기로 한 순간부터,

인생도 조금은 팀플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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