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칸씩 채워지는 반 아이들의 이야기
2002년 3월.
낯선 교실, 낯선 얼굴들.
한 명씩 입장하는 순간부터,
아이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가장 먼저 교실에 들어선 아이는 성곤이었다.
자세를 바르게 하고 또박또박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성곤입니다. 앞으로 반장 되고 싶어요.”
모범생 스타일.
모든 걸 교과서처럼 외우고 다니는 아이다.
두 번째는 형준.
태연하게 운동화 끈을 고쳐 매더니, 고개를 들고 말한다.
“저는 안형준입니다. 운동 좋아하고, 축구, 농구, 야구 전부 다 잘해요.”
자신감 넘치는 말투에 분위기가 약간 풀린다.
세 번째로 들어온 아이는 규만.
손에 PSP 케이스를 들고 조심스럽게 입장한다.
“… 정규만입니다. 게임 좋아하고… 음… 잘 부탁해요…”
수줍지만, 게임에 대한 애정은 확실하다.
마지막은 서우덕.
일어서자마자 큰소리로 외친다.
“나 돈 좋아합니다! 큰돈 벌 거예요!”
그리고는 가방에서 뭔가를 꺼낸다.
수상한 전단지. 친구들에게 하나씩 나눠준다.
아이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것을 받아 든다.
첫인상이 엇갈리는 가운데,
규만은 같은 반에 너무 예쁜 친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 아이의 이름은 김민지.
반짝이는 눈동자, 말 없는 미소.
정규만은… 첫눈에 반해버린다.
잠시 후, 담임 선생님이 말한다.
“이제 짝꿍을 제비 뽑기로 정해볼까요?”
교실이 술렁이고,
소란스러운 제비 뽑기 끝에 나온 결과는 이렇다.
성곤 & 태연
형준 & 정연
규만 & 지수
우덕 & 나래
짝꿍과의 첫 대면이 시작된다.
우덕은 결과를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이런 거 제일 싫어해! 왜 하필 쟤야!”
규만은 지수 앞에서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한다.
작게 웃는 지수 옆에서 얼굴만 붉어진다.
성곤과 태연은 마주 보고 웃으며 인사한다.
“잘 부탁해.”
형준은 유치원 동창인 정연과 눈을 마주친다.
둘 사이엔, 어색하면서도 익숙한 공기가 흐른다.
그렇게,
‘인성초등학교’의 파란만장한 입학 첫날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