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알렌 포우의 후예들

나를 건드리면 가만있지 않을 테다!

by giant mom

아침 일찍 스벅에 와서 일을 하는데,

내 앞에 한 노인과 나이 든 딸이 자리를 잡았다.

딸은 일을 하기 위해 노트북을 폈고,

아버지는 기계적으로 핸드폰을 열어

애니메이션 만화를 틀었다.

둘의 모습은 매우 일상적이고

습관적인 것처럼 보였다.

남들이 보기에 이상하지만

본인들은 너무 자연스럽다.

아버지는 딸에게 투정을 부렸고

딸은 그것을 고스란히 받아

아이처럼 아버지를 대했다.


둘에게 있어 그들의 관계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으며

이 아버지에게는 먹을 것과 핸드폰만 있으면

그다지 씨끄러운 일 따위는

발생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캐러멜마키아토를 두 개 시켜서 각각 먹는데,

아버지는 온갖 소리를 내며

혀로 컵 주변까지 싹싹 핥아먹는다.

에드가 알렌 포우(1809~1849)


에드가 알렌 포우는 미국작가다.

1800년대 작가임에도

당시 너무나도 시대를 앞서간 작가로서

인기를 구가할 수 없었다.

지금은 다르다.

이 작가의 선견자적인 안목에 항상 놀란다.

이 작가의 대부분의 작품은

"나를 건드리면 다 죽는다!"라는 명제를

떠올리게 한다.


이 할아버지는 점점 핸드폰의 볼륨을 높인다.

나를 건드리면 가만 두지 않을 거야 라는

표정으로 핸드폰을 본다.

당신이 불편해서 이어폰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포우처럼 더 외로워질 것이다.

지극정성인 딸에게서도

멀어지고 멀어질 것이다.

수, 토 연재
이전 03화밉상스럽게 비틀린 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