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마저 집어대는 판이 아닌가.
리처드 3세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방자한 캐릭터 탐구 중에 리처드 3세는
1500년대에 쓰인 것임에도 대단히 현대적이다.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이런 캐릭터를 만들었을까.
작품 초반에서부터
리처드 3세는 자신의 뒤틀림과 왜곡됨을
이렇게 설명한다.
"난 태어날 때부터 성품이 비뚤어졌고,
요염을 피우며 간들거리고 거니는 배에
바람 든 미녀들 앞을 거드럭대고 활보할 만한
인품도 없다"(21)
리처드 3세는 "상처 투성이의 갑옷은
승전의 기념비가 되어
벽에 걸려 있다"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의 형을 왕으로 세우기 위해
피투성이의 갑옷을 걸치고
혁혁한 공을 세웠건만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았다.
내 안에 리처드 3세의 뒤틀림이 있다.
17년간 시아버지를 모셨고
신랑을 잘 내조했음에도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외로움과 뒤틀림 뿐이다.
수백 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난 가르칠 자격이 있는가 매번 묻는다.
강의 시간에 나도 모르게 내 뒤틀림을
학생들에게 드러낸다.
그리고 나 역시 연약한 자임을, 리처드 3세의 오류를 벗어날 수 없음을 인정한다.
존 스튜어트 밀의 말처럼 내 오류를 어찌할 것인가.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