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오늘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 모두에게

by 오채현

4월에 지금은 밤에 창문을 열기 괜찮은 날씨예요.

물론 조금 쌀쌀하기에 이불을 둘러싸고 있어야 하지만 나름 포근한 밤공기에 얼굴만 쏙 빼고 숨을 몇 번 들이쉬어 봅니다.

이 편지가 어디에 닿을지, 다시 찾아 펼쳐 볼 글 일지는 모르겠어요.

모두라고 칭했지만.. 조금 더 큰, 하지만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나에게 쓰는 편지일지도 몰라요.

그때에 내가 외롭지 않도록 몇 자 남겨봅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밤을 보내고 있나요?

지난 하루에 미련이 남아, 무거운 눈꺼풀을 뒤로한 채 오늘을 이어가고 있지는 않나요?

저 또한 오늘을 보내주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입니다. 가끔 저녁에 통화를 할 때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우리 오늘 몇 시에 만날래?’와 같은 말들이죠.

그럼 저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시간을 보고 깨달아요.

‘아 12시가 지났구나.’

하지만 그 사실을 알고 난 뒤에도 전 꿋꿋하게

‘내일’이라는 단어를 써요.

전 아직 오늘을 보내줄 준비가 안 되었거든요.

할 일 없이 빈둥거린 날은 그날에 대한 후회 탓에,

쉴 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 날이면

그날의 내 실수를 곱씹으며,

또 그저 그런 평범한 하루를 보낸 날엔

어딘가에 남은 이유 모를 아쉬움에 휩싸이며..

그렇게 매일의 오늘을 보내주지 못해요.

사람에게 매달리고 집착하는 건 싫어하면서..

반복되는 하루하루엔 왜 매번 다른 이유를 붙이며 집착할까요?

저는 그게 제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했어요.

완벽하게 균형 잡힌 하루를 보내지 못했기 때문에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이유가 아니었어요.

‘날 너무 사랑해서’ 우리는 그래서 오늘을 보내지 못하는 거예요.

내가 날 사랑하지 않았을 때, 그때를 떠올리니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아. 빨리 자자. 내일은 오늘보단 괜찮을 거야. 오늘보단 행복할 거야. 오늘을 기억하고 싶지 않아. 오늘의 내가 너무 싫어.’

그때에 저는 이런 생각들을 하며 잠에 들곤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붙잡고 있는 이 밤은, 이 오늘은.

매일이 행복하길 바라는 소망이 담긴,

날 위한 선물이 아닐까요?

행복할 자격이 있는 나이기에,

조금 아쉬운 오늘을 찬란하게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외로운 밤을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을 보내지 못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굳이 마음 아픈 이별 마시고,

자연스레 눈이 감겨

편안한 작별인사 할 때까지 기다려보아요.

다시 만나지 못할 오늘 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