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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알고리즘으로, 최적화 시도 중!

스스로를 믿고 하루를 쌓아가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_ 홍해성

by 김준성

반가워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홍해성입니다!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팀을 육성하는 벤처캐피탈에서 주니어 액셀러레이터로 일하고 있어요. 만 22살에 벤처투자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정신 차려보니 벌써 5년차 직딩이 되어 있네요.


작가님과는 전혀 다른 업계인데, 어떤 인연으로 알게 되었나요?


2022년에 작가님이랑 처음 알게됐어요. 당시에 인스타그램으로 셀렉샵 의류 촬영을 제안주셨는데요. 그 덕에 한강에서 인생샷도 건지고(?) 지금까지 종종 연락해오고 있어요. ㅎㅎ

인터뷰...는

-해성님 새해인데 프로필촬영 함 가시죠

-오! 넘 좋죠

-근데 인터뷰도 같이 하고싶은데 괜츈?

-오...! 넘 좋...죠....!! (꼴깍)

대강 이런 플로우였던 것 같습니다ㅋㅋㅋ 늘 저에게 짜릿한 경험을 선사하시는 작가님.. 감사합니다(진짜요)


신기한 인연이네요! 엑셀러레이터로 일하시는 분은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어떠한 계기로 투자 관련 직종을 꿈꾸게 되셨나요?


제가 회계 전공이라, 대학교 창업지원센터에서 VC 업계를 소개해주셨는데요. 처음에는 우선 경험해보자는 마음으로 지원했다가 이 업계 특유의 에너지에 매료되어 눌러앉게 되었습니다.


투자협회에서 3년 정도 일했고, 이직 후 지금 직장에서 1년이 조금 넘었어요.


갓 입사했을 때, 불확실성 속에서 미션을 향해 고군분투하는 창업가분들이 꼭 영웅처럼 보였던 기억이 나요. 물론 지금은 그 이면의 고민과 노력을 깊이 체감하고 있고, 또 개인적으로도 늘 새로운 분야를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크지만, 그래도 이런 도전적인 분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뿌듯함 덕에 늘 힘내서 일하고 있는 것 같아요(미소)


본인이 하는 일에 매료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멋지시네요,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실텐데 엑셀러레이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근래 가장 고민이 많은 질문을 딱 짚어주셨는데요...ㅎㅎ


우선은 원석같은 팀을 발굴해 시리즈A 투자의 유치까지 밀착해서 서포트해보고 싶어요. 스타트업은 사업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바쁜데, 팀빌딩부터 각종 규제, 그리고 타이트한 자금 관리까지 부차적으로 신경써야 하는 것들이 정말 많아요. 그러나 부차적이라기엔 또 너무 중요해서, 팀 내부 리소스로만은 비즈니스를 이끌어가기 힘든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이 지점에서 액셀러레이터로서 창업가의 의사결정 부담을 줄이고 네트워킹 확장을 지원하면서, phase2로의 도약을 돕고 싶어요.


다만 최종 목표는 아직 완전히 뾰족해지진 않은 것 같아요. 대신 당장 일주일의 목표, 한 달의 목표, 길게는 올해의 목표를 퀘스트 깨듯이 이뤄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또 사람을 분석하거나 교육하는 일에 흥미가 가서, 어떻게 하면 이 영역과 내 업무 사이에서 교점을 찾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커리어골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에 불안감이 되게 컸는데요. 이게 저한테는 그닥 영양가있는 불안이 아닌 것 같더라구요. 마냥 조급해하기보다 당장 눈앞에 있는 것들을 완결성 있게 뿌셔나가다보면, 제 강점도 가치관도 점점 명확해지지 않을까요...!? 그럴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답변에서 무척 많은 고민을 해보셨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러한 목표를 가진 해성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요즘 가장 크게 느끼는 두 가지는 욕심 많고,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것!?

맡은 일을 나다운 방식으로 잘 해내려면 나만의 스킬이 필요할 거고, 일단 외국어는 기본으로 해야할 것 같고... GPT 정도는 마스터해야할 것 같고.. 그러면서도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간지능이 차별점이 될 것도 같고...(ㅋㅋㅋ)


이런 방사형의 생각을 하다보면 정말 다~ 잘 하고 싶어져요. 갈피를 못 잡는 건가 싶으면서도, 체력이 따라줄 때 뭐든 열심히 해보자는 마인드로 욕심을 가득 품고 지내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이렇게 마음만 앞서다 보면 당연히 스스로 기대에 못 미칠 때가 많아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성취에 집중하면서 계속 셀프 동기부여를 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평소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쥐톨만한 성장이라도 느껴지는 순간들을 힘껏 즐기다 보면, 다시 한 번 나아갈 동력이 생기더라구요. (미소)


'엑셀러레이터' 라는 어쩌면 조금 생소한 직업으로 일하고 계신데요, 일하면서 인상 깊었던 기억은 무엇인가요?


1년의 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맡았던 때가 기억나요. 저는 팀 교육 및 전체 매니징을 담당했는데요. 팀들과 수시로 가벼운 연락을 나누고, 깊게는 사업 운영현황도 함께 체크해가며 한팀한팀에 대한 애정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1년이 빠르게 흘러 데모데이라는 이벤트로 팀들을 세상에 선보이는 날이었어요. 그날 한 대표님이 줄곧 긴장 상태시더니, 결국 본 무대에서 거의 패닉이 오신 것 같았어요. 인사만 하고 거의 발표를 이어가지 못하셨는데, 한달 내내 같이 공들여 준비했기에 어떻게든 힘을 보태고 싶더라구요. 그때 제가 행사장 맨 앞줄에 앉아있었는데, 무대 위 넋나간 대표님과 눈이 딱 마주쳤을 때 우리 팀원들이 피드백드렸던 제스처 하나를 슬쩍 손짓했어요. 그래도 1년을 늘상 보던 사이니까 그렇게라도 소통하면 조금 긴장이 풀리실까 했거든요. 다행히 대표님이 제 싸인을 캐치하신 같 았고, 이후로 몇 번 더 눈이 마주쳐서 그때마다 '잘하고 있어요 대표님!!!'하고 열심히 눈빛으로 소리쳤던 것 같아요.


그 후 프로그램 마지막날 대표님과 작별인사를 하는데, 그 순간을 언급하시면서 덕분에 정신차리고 발표 마무리했다고, 진심으로 응원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시더라구요. 1년의 시간이 스쳐 지나가며 눈물이 핑 돌았어요. 따끈따끈한 사업자등록증을 갖고 우리를 찾아온 창업가들이, 투자자들 앞에서 그간의 성과를 멋지게 피칭하는 대표이사가 되는 과정을 함께했다는 게 정말 감사하고 뿌듯한 경험이었어요. 제 자신이 정말 창업가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고있다는 걸 처음 실감했던 날이고, 종종 상기하면서 마음을 다잡는 소중한 기억으로 자리 잡았어요. (미소)


'엑셀러레이터' 어떠한 성향의 사람이 이 직업/업무에 잘 맞을까요?


다양한 환경 속에서 수많은 백그라운드를 가진 분들과 어울리며 일하다 보니, 에너지 레벨이 높고 여러 유형의 사람을 대하는 데 거부감이 없다면 좋을 것 같아요. 또 기본적으로 스타트업 투자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 흐름을 읽어내는 과정이잖아요? 그래서 이것저것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데에 흥미가 있는 분이라면 일을 더 재미있게 느끼실 것 같네요.


아, 그렇다고 꼭 외향적이고 활발한 성격이어야만 벤처 씬에 적합하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벤처캐피탈은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에, 차분하고 정적인 성향을 가진 분들도 이 업계에서 충분히 빛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 팀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전반적인 관리와 서포트를 맡는 백오피스 업무에서는 집중력과 꼼꼼함이 오히려 큰 강점이 되니까요.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위치에서 커나갈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업계라고 생각해요. 멋진 동료들 선후배님들과 서로 이끌어주면서 신나게 일하고 싶습니다. 웰컴!!


해성님은 지금의 삶에 만족하시나요? 저 역시 제 삶의 만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거든요.


70% 정도 만족하는 것 같아요. 일에 있어 저의 아쉬운 부분들이 자꾸 보여서 30%를 깎은거라, 스스로 좀 당당해질 때까지는 당분간 70% 정도로 유지되지 않을까 싶어요..!


업무 외적으로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자취를 시작한 이후에 집에서 혼자 조용히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제 자신이랑 친해지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끼고 있어요. 나는 간접등을 사랑하는 사람이었구나, 이런 책을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생각보다 사람이 먹을만한 음식을 만들 줄 아는구나(?).... 대충 이런 것들요. 만 26년을 살았는데 이제야 저의 진짜 취향을 조금씩 알게되는 것 같아 신기해요. (미소)


원래 좋아하는 사람들과 신나게 어울리면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엔 차분히 안을 향하는 시간과 단란하게 주변과 융화되는 시간이 균형잡혀 있는 것 같아 좋아요.


잠시만요... 이거 답변 다시 생각해보니까 저 나이든 것 같아요....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 재미만큼 신나는 건 드문 것 같아요. 그렇다면 해성님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람은 어떠한 사람인가요?


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귀와 마음이 열려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요즘 유튜브로 인터뷰 영상들을 많이 보는데요. 두세 번씩 돌려봤던 인터뷰이 분들의 공통점이, 직업적인 내공은 물론이고 대화에 있어 애티튜드가 정말 나이스했던 것 같아요. 심지어 어떤 분은, 보통 인터뷰어가 인터뷰이에 대한 자료를 찾아 질문을 하잖아요? 근데 오히려 인터뷰어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와 그걸 답변에 녹여내시더라요.


진짜 한끗 차인데, 저런 게 배려이자 여유고, 사람 사이의 진정한 "소통"을 만들어내는 한끗이구나 하고 느꼈어요. 또 전문분야에 대한 일부 질문들에는 스스로의 편향을 경계하며 의견을 절제해 전달하시는 모습도 정말 인상깊었어요. 사실 그 정도 명성이면 조금은 거들먹거려도 아무렇지도 않을텐데, 딱 자신의 심지 외에는 아무것도 내세우지 않는 담백한 모습들이 진심으로 존경스러웠고, 닮고 싶더라구요.


인간 '홍해성' 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스스로를 믿고 나름의 하루들을 쌓아가는 사람" 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요즘따라 일상에서 정답을 찾기보다, 내 방식대로 쌓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느끼는 것 같아요.

이번 인터뷰 내내 열정이 과한 대답(?)만 한 것 같지만, 한 2년 전까지만 해도 자타공인 '소확행'이 최고인 사람이었어요. 그치만 지금은 다소 무리하면서까지 많은 것들에 도전장을 내밀어보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예전을 후회하지도, 지금이 반드시 더 낫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삶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것일 테고, 당장은 제 마음이 도전을 향하고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멋진 사람이 되기보다, 그저 저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답니다. (미소)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해성님.

다양한 분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우는데, 이번 해성님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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