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좋아하는 일이라면 그냥 해라

홍대 빈티지샵 [블레스옴] 한선규

by 김준성
img.jpg


한선규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없이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25살 한선규입니다.

현재 상수동에서 블레스옴이라는 빈티지 샵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mg.jpg


선규님을 보면 본인만의 개성이 뚜렷한 것이 보여요, 어디서 영향을 받으셨나요?


어릴 때부터 마이너 한 것, 애니, 영화 등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제가 바라보는 패션의 미가 생긴 것 같아요.

한 번은 애니 속 캐릭터가 본디지 팬츠에 글램록 스타일을 입고 나온 적이 있었는데 저는 이런 디테일들을 놓치지 않고 기록했어요.

지금 제 스타일들은 보면 어릴 때 봐왔던 애니/영화 등의 등장인물 스타일과 닮은 걸 보면 그때의 기록들이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img.jpg



본디지에 글램록 상상만 해도 멋지네요, 그럼 선규님은 락스타일을 좋아하시는 건가요?


락스타일도 좋아하지만, 정말 펑키하거나 웨스턴 스타일도 좋아해요.


img.jpg


좋아하는 브랜드도 있으신가요?


좋아하는 아이템의 브랜드더라도 그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템을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별나게 좋아하는 특정 브랜드는 없네요.


img.jpg


선규님이 생각하시는 락, 펑크, 웨스턴 스타일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패션이랑 음악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대체로 힙합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스트릿 패션을 좋아하고, 데일리한 패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대중음악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물론 전부 그런 건 아니겠지만요(웃음)

그런데 이런 패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스타일이 변하는 것을 자주 봤어요, 저도 그랬고요.

락앤롤 스타일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락 음악을 듣게 되고 이 패션의 과거로 돌아가게 돼요.

과거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이 스타일들의 깊이가 너무 깊어 헤어 나오지 못하는 거고요.

그래서 주변에 이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정말 예전부터 현재까지 위 스타일에 머물러 있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남자들의 로망, 꿈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img.jpg
img.jpg


이런 선규님의 애정이 담겨있는 엑시즘을 열게 된 계기가 궁금하네요.


스무 살 때 동묘 빈티지 샵에서 일하고 있을 때 이태원 피어싱 샵 사장님이 본인 가게 앞에 공실이 생겼다고 샵을 오픈할 생각이 없냐고 말씀하셨어요, 정말 뜬금없었죠(웃음)

그 당시 일하고 있던 곳은 제가 좋아하던 옷을 파는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 함께 일하고 있던 형과 누나들과 칠십만 원씩 모아서 매장을 처음 오픈했어요.

그게 [키즈나]였어요.

그렇게 오픈하고 시작했었죠, 행복했어요.


img.jpg
img.jpg



마이너한 감성이라 쉽지 않으셨을 텐데 빈티지 샵 엑시즘은 어떻게 구상하였나요?


키즈나를 운영하며 제가 가져온 옷들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한 분들을 보니 좀 더 욕심이 생겨 제가 100% 좋아하는 옷들로 가득 채우고 싶었어요.

마침 그다음 연도에 키즈나는 뿔뿔이 흩어졌고 저만의 가게를 열었는데 그게 엑시즘이에요.


img.jpg
img.jpg


사장님만의 엑시즘이 아닌 블레스옴으로 샵을 오픈한 이유가 있나요?


20년도에 오픈했던 엑시즘이 계약 문제로 문을 닫게 되었고 그 후로 새로 오픈할 여유가 없어서 인스타로만 운영을 하다가

당시 여자친구와 자금을 합쳐 오픈한 곳이 블레스옴이에요.

엑시즘의 스타일들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지금보다 적었고

빈티지에서는 남성복만으로 살아남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여성복을 겸할 수 있었던 블레스옴 덕분에 운영에 도움이 되기도 했고요.

지금은 운이 좋게도 시기적으로 패션 유행이 락펑크로 점차 옮겨가 가게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웃음)


img.jpg


선규님만의 확고한 스타일이 있으신 것 같아요, 그게 무척 잘 어울리시고요.

스타일링을 하실 때 선규님만의 노하우가 궁금하네요.


저는 손님들한테 제가 이쁘다고 생각하는 옷을 무작정 추천해주지 않아요,

그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추천해 주죠.

저도 제가 옷을 잘 입는다고 생각하는데(웃음), 제 스타일이 신체의 단점들은 숨기면서 장점은 부각하거든요.

팁이라고 하기엔 뭐 하지만 정말 많은 옷을 입어보시고 도전하시면서 본인에게 맞는 핏을 찾으셔야 해요,

단기간에 이루려 기보다는 많이 접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img.jpg


저에게 추천해 주실 만한 옷이 있을까요?


2000 ~2007년도에 에드슬리먼이 디올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을 당시의 남성적인 스타일을 추천해 드려요,

지금도 잘 입으시는데 액세서리는 잘 안 하시는 것 같아서 실버 팔찌를 차시면

좋아하시는 무드 연출에 도움이 될 거예요.

예를 들어 정장에 시계라면 준성님이 좋아하시는 락 스타일에 어울리는 건 실버 팔찌죠.

참고로 저는 뱅글을 좋아해요.


img.png


에디슬리먼이 디올에 있을 당시 스키니진을 유행시켰죠.

생각해 보면 2000년대 당시 아이돌 가수들이 스키니진을 많이 입었던 것 같아요,


img.jpg
img.jpg


홍대 하면 생각 나는 이미지가 선규님이랑 부합한다고 생각해요, 스타일 적으로요,

이런 선규님이 생각하시는 홍대는 어떤 곳인가요?


홍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동네라고 봐요,

한국에서 다양함과 젊음, 자유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곳이죠.

홍대입구역은 데이트하러 오신 분들, 클럽 거리는 클럽 스타일,

좀 더 넘어와서 상수는 고스, 펑크스타일 그리고 락이나 빈티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여기서 더 넘어가 합정은 회사원 그리고 아메리칸 캐주얼, 고딕 스타일, 댄서분들이 많더라고요.

좁은 공간 안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죠.

어째 말하다 보니 홍대가 아니라 마포네요 (웃음)


img.jpg



어린 나이에 패션이라는 레드오션, 그리고 본인의 빈티지 샵을 차리셨는데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제가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레드오션도 블루오션도 아니었어요, 사실 그런 걸 신경 쓰지도 않았고요,

그냥 제가 좋아해서 시작했고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점차 쌓이더라고요.

무언가를 시작할 때 선입견을 가지거나 재는 것보다는 진정 좋아하는 일이라면 그냥 시작하세요.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즐거운 것이고 이런 마음으로 하다 보면 후회는 없을 거예요.



img.jpg


같은 곳에서 어떠한 제품을 가져오는지가 중요하잖아요, 제품 선정을 하실 때 선규님만의 방법이 있으신가요?


제 눈에만 빤짝거리고 이뻐 보이는 제품들이 있어요,

무역공장에서 재활용되는, 몇 톤의 옷들이 쏟아져 있는 곳에서 옷들을 하나하나 만져보거든요.

질감이 다르던가...

특별한 방법은 없고 많은 옷을 입어 보고 봐오면서 만들어진 감이 있는 것 같아요(웃음)


img.jpg
img.jpg


선규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 꿈은 사오십대가 되어서 빈티지 옷뿐만 아니라 골동품 가게를 차리는 것이 꿈이에요.

저는 엑시즘 내의 이 옷들이 제 자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자리에 오래 남아 더 좋은 제품들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이 현재의 목표예요.

아! 사실 새로운 목표가 하나 있는데

제품 제작을 계획 중이에요, 일반적인 디자인보다는 빈티지 제품을 이용한 리메이크나 커스텀 위주의 제품을 보여드릴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좋아하는 펑크로요. (웃음)


img.jpg


https://www.youtube.com/watch?v=cFwJ8rruYaY


X JAPAN - TEARS


오늘 글의 무드와 어울릴만한 노래가 있을까 고민해 보다 한 곡 추천드립니다.

락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유명한 엑스재팬 노래로 추천드려요.

얼마 전 다나카 님이 부르셔서 한 번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https://www.instagram.com/bless_aum_official/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