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이 맛에 중독된다.

싱글로 가는 설렘, 중독의 시작

by Even today


요즘 레슨을 받는다. 어느 날은 바닥을 찍듯 무너졌고, 그제야 ‘더는 내려갈 곳이 없다’는 마음으로 레슨을 결심했다.

골프에는 정답도 없고, 이렇다 할 바이블도 없다. 누구에게는 맞는 것이 나에겐 틀리고, 오늘 옳았던 것이 내일은 또 다르게 느껴진다. 그래서 끝없이 배우고 또 다잡아야 한다.


사실 스윙이 무너진 건 아니었다. 짧은 퍼팅을 놓치면서 자신감이 사라졌고, 작은 균열이 전체를 흔들어버렸다. 공 하나가 굴러가지 못하니 마음도 따라가지 못했다. 그렇게 바닥을 찍고 나니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없이 무난하게만 이어갔다면, 더 나아가려는 갈망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잘하는 동반자들에게서 들은 말은 단순했다. 잘하는 건 계속 잘하라는 것, 그리고 퍼터는 오직 거리감만 생각하라는 것. 짧은 퍼팅일수록 더 낮고 단단하게, 팔꿈치를 붙이고 흔들림 없이. 그 단순한 조언이 오히려 깊었다. 인생도 그렇지 않나. 거창한 비법이 아니라, 지켜야 할 기본을 꾸준히 지키는 힘이 결국 우리의 깊은 속부터 단단하게 만들어내주는 힘이 된다.


레슨을 받고, 장비를 정비하고, 연습을 거듭하면서 조금씩 스스로의 자리로 돌아왔다. 못하면 어때,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이 나를 위로해주었다. 중요한 건 ‘얼마나 잘했나’가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나아졌나’였다. 작은 변화가 쌓여 어느 순간 다시 흐름을 바꿨다.


퍼팅은 특히 그렇다. 한 번의 성공이 흐름을 완전히 바꾸고, 자존감마저 달라지게 한다. 그 작은 공이 홀컵에 떨어지는 순간, 나는 삶 전체를 다시 긍정하게 된다.

골프에서 배운 건 단순하다. 한 발자국의 차이가 결과를 바꾸지만,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건 결국 회복할수있는 마음이라는 것.


레슨과 연습, 그리고 소소한 내기.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일상이지만 나에겐 집중과 몰입을 훈련하는 시간이다. 잘 되는 날의 환희와 안 되는 날의 좌절이 교차하며 나를 더 깊이 끌어당긴다. 중독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들리지만, 내겐 골프가 삶을 단단히 붙잡아주는 건강한 중독이다.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서 느끼는 작은 성취는 수치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숫자는 잊혀도, 내 단기 목표인 로우 싱글에 도달하든, 아니면 도달하지 못하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내가 어제보다 나아졌나 아니면 뒤쳐졌나 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골프가 내 삶을 비추는 동반자라는 사실이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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