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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ck Rhino Mar 17. 2018

이 작은 코뿔소를 만들기 전에,

Sick Rhino가 만들어진 나만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지난번 저희 부모님의 사연을 쓴 후로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벌써 1년이 흘렀네요. 지난해 부모님의 암투병 생활로 작년에 브런치에 쓴 글로 인해서 저에게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으며 꽤 많은 분들과 교류가 생겨났습니다. 그중에서도 우선 김근아 선생님이 먼저 스킨십을 해 주셔서 알게 되었고 저희 아버지처럼 한국에서 큰 수의 사람들이 보험회사와 분쟁한다는 사실에 그동안 저는 이 문제점과 해결 방법들을 차근차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의 팩트는 저희 아버지처럼 한국 암투병 환자분들 대부분이 보험금을 지급받고 있지 못하고, 합법적인 경로로 믿고 가입을 한 이 대기업의 보험 보장금이 나중에는 약속된 병원 입원일 수만큼 다 받지를 못한다거나 총금액의 10~40% 만 지급하겠다는 보험회사의 합의하에 보험금을 돌려받는다는 사실을요. 


처음에는 이 문제가 개인에서 비롯하였습니다. 암투병 환자분들의 항암 생활 속에서 보험회사와의 분쟁은 극도의 스트레스이며 마음과 체력이 받쳐주지 못해 중간에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가 너무나 소수였고 그저 투병하고 있는 약자였을 뿐. 한참 YOLO를 외치며 자신 한 몸 챙기기도 바쁜 한국인들의 이익과도 거리가 너무 먼 이 문제가. 현재는 수가 천명이 넘는 사람들과 이 문제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현재 #Metoo 운동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그들의 고백에 많은 사람들이 응원의 목소리 혹은 다양한 의견들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긍정과 부정적인 양날이 공존하지만 (악의적으로 이용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한국사회에 성범죄 속에 감추어진 약자의 자유로운 비평 정신이 공론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한국 암투병 환자분들과 대형 보험회사의 분쟁 이야기를 한번 풀어놓아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약자를 위한 코뿔소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코뿔소는 본능적으로 상대방의 뿔이 크건, 많건 개의치 않고 뿔이 다 떨어져 나갈 때까지 싸웁니다. 또한 코뿔소는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의 동물입니다. 인간 이기심으로 뿔을 자르려고 드는 밀렵꾼들에 의해서 오늘날 멸종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저는 코뿔소만의 이 투쟁 정신을 높히 생각하면서 이기심이 있는 인간이지만 생각하는 동물 중에 으뜸인 우리의 지성을 좋은 에너지로 사용하면 어떨까로 시작했습니다. Sick Rhino를 만들면서 약자의 권리와 권익을 보호하는 한국 사회를 소망해 보았습니다. 


한국은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대형 기업들이 지배하는 구조하에 경제 시스템이 구축되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보험업계 구조는 대형 기업들의 체제로 굳혀져 있습니다. 한국의 5천만 인구 중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소비자는 보험을 고르는 선택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제품 하나 살 때도 이것저것 무척 따져 가면서 구매하는 게 한국 소비자입니다. 그렇게 심사숙고하여 고른 나와 나의 가족들의 보험, 그런데 이 보험회사들이 암보험 상품의 약관에 있는 내용대로 가 아닌 보험회사의 주관적인 심사와 평가로 암보험 가입자분들에게 분쟁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1990년대 가입했던 암보험 상품의 약관이 2000년대에 재발급 해 보니 약관 속 내용이 통보 없이 변경된 문제도 발생했으며, (약관 위조는 보험 특별법으로 불법행위입니다.) 약관 내용 중 '직접 치료' 항목에 근거한 구체적인 내용을 따로 만들어 놓거나 구별해 놓지를 않고 보험회사가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며 분쟁을 키워왔습니다. 현재까지 암보험 가입자분들은 약관대로 보험비를 지급하라는 주장이고 보험회사는 금융감독원의 지침 하에 지급하겠다, 혹은 '직접 치료'가 아니라 보험비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 기관인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보험회사의 행위나 위법 여부를 감독해야 하는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한국 암투병 환자분들은 이 분쟁의 중간 위치에서 자신의 소비자 자격과 권리가 보호받지 못하고 침해받고 있습니다.


@Sick.Rhino 의 Instagram 모습.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사건이 알려지길 바라며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불공정한 사유를 생각해보며 이 사건의 해결점을 찾기 위해서 보험회사와 분쟁 중인 한국 암투병 환자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카페 모암두 회원분들께서 최근 3월 13일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250명 정도의 암투병 환우분들께서 직접 거리로 나오셔서 집회를 가졌습니다. 또 3월 20일에 5차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을 예의 주시하여 소홀히 하지 않기를 소망할 뿐입니다. 보험회사가 약관 위조라는 있을 수 없는 일도 저지르고 있는 오늘의 한국 보험회사가 하는 이 사건의 심각성을 사람들이 인지를 해야 합니다. 3월 14일 KBS1 채널의 시청자 칼럼 - 우리 사는 세상에 김근아 선생님께서 직접 출연하셔서 이 문제점을 제고시키는 방송이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저희 청년 세대에게도 고스란히 되돌아와 악순환이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한 이 문제는, 그리고 자신의 권리와 권익을 해치지 않고 보호받는 한국 사회를 위해서 저는 지금 작은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여러분들의 응원이 암투병 환자분들에게 더 큰 후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와 한국 암투병 환자분들의 #Wetoo 운동을 살펴봐 주시기 바라면서 Sick Rhino는 시일 내에 다른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브런치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 글은 네이버 카페 모암두와 함께 합니다.


- 16 Mar 18 written by Dami in Toronto.



또한 김근아 선생님의 보험회사 간의 긴 항쟁을 적은 블로그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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