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아닌데>
요즘 즐겨보는 예능이 있다.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사실주의 데이팅 프로그램이라고 소개 하고 있는 <나는 솔로>
매주 수요일 10시 반이 되면, 같이 사는 남자사람과 함께, 아이를 급하게 재우고 꼭꼭 챙겨보게 되는 이 프로그램은 실은 나보다 40대 후반을 넘어선 그가 더 챙겨보기 시작했다.
데프콘, 송해나, 이이경님이 진행자로 내가 좋아하는 이이경님과 그가 좋아하는 송해나님. 게다가 재치라면 한 재치 하시는 데프콘 님. 이 셋의 콜라보는 가히 볼만하다.
예전에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었고, 기억해 보면 싱글이었던 그때에 나도 그 프로그램을 챙겨보긴 했었다.
그땐 유니폼 재킷을 입어야 해서 각자의 패션 센스를 알아챌 수 없었던 반면, 지금의 <나는 솔로>에서는 모두복장은 자율이라 패션 감각을 볼 수 있는 것도 한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결혼한지 십년이 넘어가는 부부가 이렇게 <나는 솔로>를 챙겨보는 이유는 무얼까.
결혼을 간절히 원했던 10년전 솔로남녀였던 시기로 시간을 거슬러 가본다.
2012년 가을.
아버지 칠순을 맞이했지만, 서른 중반이 넘어선 나이에 여전히 결혼은 하지 않은 상태 (안한거라고 말하고 있지만, 못한 것이었을수도)인 나는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였음에도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은 K 장녀였다.
칠순 잔치는 무슨 잔치냐고 절대 안하시겠다는 아버지의 강한의지에 그럼 여행을 가자고 말씀드렸다.
고민을 좀 하셨던 아버지는 참전하셨던 월남, 지금의 베트남을 다시 가보고 싶으시다 했다. 호치민으로.
나는 솔로였고, 동생은 결혼해서 아이도 있었기에 내가 부모님을 모시고 호치민으로 칠순여행을 가기로 했다.
거기서 아버지와 단둘이 야시장에서 맥주를 한잔 기울이는 시간은 지금도 가장 기억이 남으며, 너무나 행복했다. 하지만 마음 한켠으로는 곧 마흔을 바라보는 딸이 이렇게 부모님과 사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아니, 괜찮은것인가. 하는 마음이 일렁이는 건 착각이었을까. 결혼해서 7년만에 얻은 큰 딸이 결혼을 하지 않고, 부모님과 같이 산다는 것이 마냥 고마워할 일이셨을까. 생각 끝에 생각은 정리가 되었다. 결혼을 해보자고.
그렇게 칠순 여행을 다녀오자마자, 시작된 <배우자의 기도>.
결혼하기 전에 읽으면 좋은 배우자를 위한 기도라고 하여 그 해 가을부터 겨울까지 열심히도 했던 기도다.
배우자를 위한 기도
하느님,
어느 곳엔가 있을 하느님께서 정해주신
제 운명의 그 사람을 지켜주소서.
그 사람이 하는 일이 힘겨워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시고
자신의 인생을 밝고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그리고 우리가 만나게 될 때
서로 자신들의 삶에 충실하고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자신의 삶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삶에도
마음으로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그런 사람들로서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보다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주는
그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로서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렇게 서로 준비하여 만나면,
이 사람이 하느님께서 지켜주셨던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두 사람 모두 노력하며
하느님께서 주신 삶에
충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2013년 1월 어느 추운 겨울날.
배우자의 기도 끝에 우리는 만났다..
** 이은경 작가님의 '오후의 글쓰기'에 있는 글쓰기 과제를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