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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천사 Apr 06. 2024

나도 형부가 있었으면 좋겠다

딱! 우리 아버지 같은

아버지는 9남매의 막내로 여동생이 없으시다.

6남매의 다섯째인 엄마와 결혼하면서, 어찌 보면 여동생 같은 처제가 생긴 것이다.

평생 막내로 살아오시다가 결혼하면서 여동생이 생긴 느낌은 어떠셨을까.


어제는 아버지의 여동생 같은 나의 이모가 칠순을 맞이하신 날.


이모는 그야말로 우여곡절을 많이 겪으셨다.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도 못했고, 그렇지만 우연하게도 부잣집으로 시집간 이모는 평생 시어머님을 모시다가, 그 시어머님의 병치레를 다 하시면서 끝까지 살아내셨다.

집이 부유해서였을까. 이모부는 늘 노름에 빠져지 내셨다. 어느 날 집을 떠나셨고, 그게 마지막이었다.

 

홀로 남게 된 이모는 삼 남매를 기르시느라, 한 번도 쉬어보지 못하시고, 식당일이든 뭐든 생계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으셨다.


아버지는 여동생 같은 처제가 그리 고생하는 걸 보고만 있기가 안쓰러우셨을 것이다.  

한 번씩 이모에게 용돈을 건네셨다.

수술한다고, 임플란트 한다고, 이사한다고 할 때마다 연락하는 건 외삼촌들이 아닌, 우리 아버지였다.

형부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였을까. 외삼촌들보다 우리 아버지가 더 따뜻하게 느껴지셨을까.

아무튼 그렇게 형부의 사랑을 듬뿍 받고 계시는 이모가 새삼 부럽다.

나도 아버지 같은 형부가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


아버지도 이모도 건강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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