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갑자기 찾아왔다 떠나간..

by 다온

평생 아기 생각이 없었지만 남편의 생각이 다른 건 눈치채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강요하는 성격이 아니였고 나와 단둘이 보내는 인생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아기 이야기를 꺼낸 적은 없었다.


그러다 어느날 아이가 찾아왔다.

임신테스트기를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던 것 같다. 임신한 친구들이 있었지만 내가 임신을 하고 보니 얼마나 무지하게 생각했는지 알게 되었다.


임신은 그렇게 여자의 몸에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


20대인데도 아이를 낳다가 깨어나지 못한 임산부 이야기도 들었고

내 나이는 고위험을 안고 있는 나이 많은 임산부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임신 사실을 알고 나니 임신테스트기의 노예가 되며 하루하루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유산이진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것도 어쩔 수 없었고,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임신테스트기를 매일 하게 되었다.


어느 정도 임신테스트기 선이 진해진 후 병원에 찾아갔는데 당장 입원을 권했다.

유산의 기미가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병원에서 환자처럼 있는 건 너무 답답할 것 같아 연차를 내고 쉬었다.


병원에서 여러번 피검사를 하며 아이가 무사하기를 기다렸으나 결국엔 유산이 되고 말았다.


화학적 유산은 생리나 다름 없다고 할 정도로 흔하다고 하지만 내가 겪고 보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사자는 마음이 매우 아픈 일이었다.


말보다 행동이 예쁜 편인 남편이었지만

어디서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유산은 여자보다는 남자 탓이라고 이야기를 하며 나를 달랬다.


며칠 정도 슬펐지만 곧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다.




슬픔은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맞았다.


그렇게 마음은 많이 가라앉았지만 몸은 여기저기 탈이 났다.

대상포진부터 염증이 심해지더니 또 다른 피부병이 생기기 시작했다.



작가의 이전글마음의 근육같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