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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biing Sep 16. 2016

씁쓸한 한국의 미래

한국 청년들을 꿈에서 멀어지게 하는 사회적 현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졸린 눈으로 식탁에 앉으니 엄마와 오빠가 다소 가라앉은 얼굴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상민이도 결국은 의전으로 가고 싶은가 봐요. 상민이도 인재인데 결국은 돌고 돌아서 의사로 간다는 게 너무 씁쓸해서 어제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는데 우울했네요." 


오빠는 어젯밤에 만난 친구들 얘기 중이었다. 똑똑한 사람들의 집합체라고 알려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온 오빠의 친구가 결국 시간과 많이 드는 교수의 길을 포기하고 의전으로 간다는 이야기였다. 


한국의 인재들은 다들 법대 아니면 의대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어쩌면 그게 당연한 일이었을지는 몰라도 시대가 많이 바뀐 요즘 아직도 그 트렌드가 이어진다는 사실이 한국의 현실을 말해주는 것 같아 씁쓸해진다. 


이런 대화를 들으면서 자연스레 미국에서 학교를 나온 내 주변 친구들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물론 의사의 길을 밟는 친구들도 꽤 된다. 하지만 그런 친구들 뿐만이 아니라 의대 공부를 하다가 그만두고 자기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셰프가 되기 위해서 레스토랑으로 들어간 친구,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 하는 친구, 크고 작은 회사들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하고 있는 친구 등 각자의 길을 찾아가는 길이 훨씬 다채롭다. 


이러한 상반된 현실을 보고 있자니 요 최근에 본 해외 관련 기사들이 떠올랐다. 가깝지만 이미 우리와 견주기에는 너무 성장해버린 나라인 중국의 현실부터가 크게 다가왔다. 중국에서는 1분에 8개 꼴로 스타트업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하는 벤처 캐피털, 젊은 창업자들의 기업가 정신이 어우러져서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난해 중국 벤처의 수익률이 세계 평균(10%)을 두배 정도 웃돈다고 한다. 이 현상은 단순한 트렌트에서 멈출 뿐만이 아니라 중국 산업 생태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한다. 그 분야 또한 IT, 문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다양한 산업을 바탕으로 퍼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인공지능,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로 더 확산될 예정이다. 


(참조: 중국, 1분당 8개씩 스타트업, 청년들 성공방정식 쓰고 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5/19/2016051900351.html )


스타트업의 시초가 된 미국은 스타트업을 넘어서 앞으로 인문계 학생들이 어떻게 또한 산업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경제학을 공부하면 앞으로 미래에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은 학생들이 고민한다. 학계에 몸을 담는 것은 실질적인 일을 하는 업계와는 조금은 동떨어진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그 생각 또한 달라지고 있다. 


요즘 미국 경제학자들이 교수직에서 IT의 메카인 세계 경제 엔진인 실리콘 밸리로 이동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에서 그들이 이론을 실제 적용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기업들은 매일 새로 만들어지는 어마 무지한 양의 데이터를 가지고 소비자 성향 변화를 인지하는 경제학자들을 원하고 있고 경제학자들 또한 현재 시대를 반영하는 통찰력도 얻고 거액 연봉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실리콘 밸리는 기업들과 경영/경제학자들이 서로 윈-윈 하는 새로운 구직 시장이 되고 있다. 경제학은 어떻게 보면 사회와 조금 더 긴밀하게 연결된 학문이라 볼 수 있겠지만 앞으로는 더더욱 많은 분야들이 사회학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고 그에 따른 전문가를 원할 것이다. 미국은 또한 이러한 전문가들에게 새로운 구직 시장을 마련할 수 있는 개념을 형성해 가고 있다. 


(참조: 미 경제학자들 실리콘 밸리로 왜? http://www.etnews.com/20160906000007 )


너무 먼 이웃 나라가 돼버린 중국의 활기찬 경제와 하루하루 발전해 나가는 미국을 보며 현 상황을 보며 인재들이 의대, 의전만 추구하는 한국의 현실이 더더욱 씁쓸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제 살 깎아먹기 식으로 버티고 있지만 앞으로 우리가 맞서야 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있어서 이러한 행보가 얼마나 더 갈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 이러한 와중에 9/1일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이 본인의 이름을 걸고 사재 3000 억을 투자해 순수 과학재단을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다. 세계 올림피아드, 수학, 과학 경시대회 등을 휩쓰는 한국 학생들이 많은 반면 한국사람이 세계적인 상들은 타지 못하는 이유가 순수학문에 대한 투자 결핍과 꿈보다는 현실 타협을 해야 하는 사회적 상황에 있다고 본다. 이러한 한국 현실에도 이와 같은 희망적인 뉴스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재벌이 사회 환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이 회장님이 학교 선배님이라는 것에 감사함과 자부심을 느낀다. 


(참조: "100년 가는 순수 과학재단 만든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본인 이름 걸고 사재 3000억 원 출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9/01/2016090102143.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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