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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biing Feb 03. 2022

결혼, 그리고 제주 한 달 살기

제주 한 달 살기를 하게된 계기, 결혼

올해 나는 결혼을 한다. 

2022년 2월 19일, 글을 쓰는 현재 시점으로부터 약 2주 후에 결혼 예정이었다. 

하지만 작년 9월, 원래 날짜보다 7개월 뒤인 9월 17일로 날짜를 미루게 되었다. 


날짜를 미루면서 제주 한 달 살기를 결심하였다. 

그래서 한달 뒤인 3월 1일, 나는 제주도에 갈 예정이다. 

나름 나만의 생각과 계획으로 제주도를 가게되는 만큼, 그 생각의 흐름과 과정을 글로 남겨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이런 결심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나의 개인사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나는 햇수로 8년 째 연애 중인 남자친구가 있다.

그리고 그 8년은 대부분 장거리 연애였다. 

내가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에는 남자친구가 한국에서 군복무를 하였고 

남자친구가 전역을 하고 미국의 학교로 복학을 할 때,  나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직장을 잡았다. 

그리고 그는 졸업 후, 미국 시애틀에서 직장을 잡았다. 

쉽지 않은 연애였지만 우리는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고 우여곡절 끝에 작년에 결혼을 약속했다.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는지 혹은 못했는지는 아직도 둘의 머리속에 물음표로 남아있다.)


결혼을 결심했고 오래 만났지만 함께 한 시간의 대부분이 장거리 연애인지라 함께 하는 시간에 대한 갈망과 더불어 함께 일상을 보내는 것이 어떨지에 대한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년 9월,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2021년 9월 11일 - 10월 31일 

약 7주동안 미국 생활을 결심했다. 




장거리긴 했지만 함께 한 시간은 무시 못하는지 우리의 일상은 너무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식사 준비를 하고,

맞지 않는 삶의 패턴에 대해서는 서로 조정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리고 그 과정이 괴롭지 않았다.  (대부분을 나에게 맞춰주려는 남자친구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가지 느낀 점은, 나의 개인적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줄어든다는 점이었다. 

그 점이 나에게는 결혼을 하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과 싸움들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주변 인생의 선배들에게 들어서 대략적으로 유추하고 있던 생각이 직접 내 몸으로 느껴졌다.


'아니 나의 일상의 소소한 낙은 자기 전에 누워서 웹툰을 보는건데, 이럴 시간 조차 없단 말이야?' 

'아니 아기가 생기면 눈코뜰새 없는건 당연하지만 애가 없어도 이렇다고?'

가 나의 이런 현실에 대한 첫 리액션이었다. 


나에게 온전히 주어지던 24시간이 함께 지내는 공간을 위해서 부분적으로 사용되었고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먹는 시간에 사용되었다. 우리가 원했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야하는 시간임은 분명했으나 그 현실을 막상 마주했을 때는 당혹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그 이유 때문인지 다른 복합적인 이유로 결혼 날짜를 미뤘지만 그 덕에 생긴 7개월은 나에게 추가로 덤처럼 주어진 시간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7개월을 오롯이 내가 나에게 집중하고 내 자신에 대해서 더 잘 알아가는 시간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느꼈다. 


그래서 31살이 되고 결혼을 하는 2022년, 제주도 한달 살기를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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