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되지 않아 더 좋은 것들에 대하여

완성보다 과정, 기준보다 진심

by 즐겁다빈코치

길었던 2025년의 연말은 가족과 호주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로 결정했다. 연말 비행깃값을 우습게 본 죄로, 뒤늦게 예매한 항공권의 가격은 정말 비쌌지만 말이다. 배움의 값이 때와 장소에 따라 항상 다르지만, 이번에는 현금박치기로 ‘비행기는 미리미리’를 배웠다. 하하. (이렇게까지는 알고 싶지 않았는데, 하하하)


연말이다. 다들 어떤 마음으로 연말을 맞이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나의 마음은 어떤지도 짚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았던 이번 한 해를 뒤돌아보니 참도 다사다난했다. 호주로 가기 전까지, 약 한 달간의 시간이 남은 지금. 아니, 이제 3주밖에 남지 않았다. 짧지만 긴 2025년 남은 한 달의 시간 동안 무얼 하고 싶은지, 지금의 마음은 어떤지 살피기로 하며 글을 적는다.


안핏의 겨울방학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자리를 비우는 게 그저 편치만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방학이 무색하게, 홈트레이닝 영상을 제작해 보려고 한다. 방학 때 회원님들도 연말이라 시간이 많지 않으실 테니, 자투리 시간에 편하게 따라 하시며 땀 흘릴 수 있는 영상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회원님들과 멀리서나마 함께 방학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영상 제작을 떠올리면서 자연스럽게 ‘남기는 일’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기록과 창작자로서의 기준에 대해서도 다시 보게 되었다.


매체를 이용한 기록의 힘을 여실히 느끼고 있는 요즘. 이때까지 했던 일들을 정리해 올해의 작은 걸음, 걸음을 인스타 피드로 남기는 것도 해보기로 한다. 요즘은 SNS를 억지로라도 해보려고 했던 시기를 지나, 어떤 방향으로 활동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는 지내고 있다. 결국은 돌아 돌아,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해야만 해’라는 생각을 버리니, 자연스럽게 가볍고 좋은 마음으로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


이러한 생각들과 함께, ‘크리에이터’로서 어떠한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서 갖춰야 할 기준에 대해서도 생각이 달라졌다. 나도 모르게 코치로서 ‘보이게 되는’ 신체에 대해 추상적이지만 명확하기도 한 ‘외적 기준’이 있었던 것 같다. 아무도 그렇다고 하진 않았지만, 접하는 것들에 의해 스스로 한 생각 안에 갇혀있었던 것 같다.


계속해서 아직 부족하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이 지금의 내 모습을 부정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며칠 전부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고, 스스로 틀에 가두던 생각을 깨부술 수 있었다. 지금의 나를 인정하고 지금 만들어볼 수 있는 영상부터 이렇게 글을 쓰듯 만들어봐야지, 하고 생각했다.


또, 지금 하고 있는 요가 지도자 과정을 조금 더 성실히 몰입할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짧지 않은 10주라는 시간에 안일해져서, 또는 요가는 계속할 거니까 하는 마음에, 어느 순간 현재의 지도자 과정에 대한 집중력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었다. 숙제도 더 열심히 해보고, 수업도 더 열심히 들어보고, 그렇게 깊은 꿈을 꾸듯 조금 더 빠져들어서 경험하는 귀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귀한 시간 하니, 나만의 시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시간 없이는 지쳐 나가떨어진다는 걸 알면서도, 당장의 여유를 만들기는 왜 이렇게 어려운지. 그럼에도 계속 시도하고, 시도하고, 시도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안다. 핑계와 타협, 미루기는 그만두고 딱 한 달의 시간만 바라보며 지내고 싶다. 올해 한국에서의 남은 시간을 아주 잘 보내고 싶다는 욕심이 조금씩 생긴다. 이런 마음이 올라오면 이제는 반갑다. 한 번 다시 열심히 해보자! 같은 느낌으로 스스로 응원해 보게 된다.


언제 완성될지 모르지만 계속 찾아 헤매고 계속 하나씩 해내는 것. 끝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 안에서 결과보다는 과정을 흐르듯 즐기는 것. 시행착오 속에서 깊은 사유와 함께 결국 산 하나를 넘어가는 힘이 이미 있다는 걸 안다. 그렇게 계속 내력을 쌓아가는 것이라는 걸. 그래서 누군가 찾아올 수 있는 ‘즐겁다빈’이 되는 게 새로운 목표다.


내년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요 며칠 동안 확장되었다. 하지만 사실 이것도 혼자 하게 된 게 아니라, 바누 선생님의 요가 숙제에 있던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내년의 목표가 없어서 숙제 제출도 못 했는데(가볍게 쓰는 건 취향이 아니고, 그렇다고 진지하게 없는 목표를 지어낼 수도 없었다), 신기하게도 올해가 끝나가니 내년을 준비할 수 있게 마음이 움직이는 것 같다. 움직이며 기록하고, 배우면서 공유하고, 느끼는 것들은 언어화하기. 할 일은 많다. 하나씩 해나가야지. 작게, 귀엽게, 단순하게, 가볍게.


마지막으로, 호주에 다녀온 뒤의 변화도 엄청 기대가 된다. 아주 큰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자유롭게 경험하고, 벌써부터 그 경험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가 너무나 중요한 내게, 타지에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그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수업에 스며들 모습도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또, 다녀와서 내년에는 올해 함께 경험한 것들을 형진님과 함께 클래스로 나누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편안한 마음으로 자유로운 수업을 하고 싶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기로 한다. 아자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