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작업실을 비운사이 나의 클림트에 꽃이피었다.얼마전부터 꽃대끝이 붉은색을 띄더니 아주 작은 노란꽃이 옹기종기 그리고 그 옆으로 올라온 꽃대엔 진하고 처절한 보라색이 비친다..저걸 뚫고 노란색꽃이 올라온거겠지..반갑고 기다려졌던 노란꽃..너무 작아 육안으로보면 그냥 한덩어리로 보이는 먼지같이 작은 꽃..
신촌에 쉐어링하는 집에 침대하나가 비어있어 아주 가끔 토욜 늦게까지 춤을 춘 날은 일요수업에 늦지않기 위해 그곳에서 잔다.지난 토욜일 새벽에 들어가 그곳에서 자는데 창밖에서 희미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아주 작고 슬픈 울음소리였다.(야분이덕분에 난 고양이 울음소리에서 그 감정을 느낄수 있다.)워낙 고양이가 많은 동네고 피곤했던 나는 일어나보지 않았다.
시간이 되어 수업갈 준비를 마치고 나가려는데 집을 빌려서 쓰시는 분이 들어왔다.얼마전에 길고양이가 우리집 창문밑 구석에 새끼를 세마리 낳았는데 몇일전 비가 많이온날 한마리가 고양이별로 돌아갔다고 한다.그래서 어미가 보이는곳에 물어다 놓았다고..그런데 오늘 이침에 나머지 두마리마저 죽어버린것 같다고..
아침에 들려온 그 울음 소리였을까..밖으로 나가보았다.어미가 물어다 놓은 쥐만큼 작은 아이가 차갑게 식어있었다.어미는 저쪽에 떨어져 동그란 눈을 들어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어미의 슬픔이 아직은 클텐데 아이들을 치워버리는게 미안했지만 나는 그집에 한달에 한번정도 머물까 말까 하기때문에 적당한 상자를 찾아 아이들을 담았다. 여간해선 눈에 띄지 않는 안쪽 구석에 작은 아이 두마리가 차갑게 누워있었다.그동네는 경사가 심해 비가오면,사람이 들어가긴 힘들지만 경사가 낮은 그쪽 구석으로 비가 흘렀을텐데..장마처럼 비가 온 그날 어미는 얼마나 당황했을까..어미에게 아이들을 보여주고 내가 잘 묻어주겠다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다가가니 약간 떨어진 곳으로 가버렸다.조금 떨어져 벽을 사이에두고 어미의 눈을 보며 내가 묻어줄게..얘기했다.어미는 나를 또다시 빤히 바라보았다.주말내내,사실은 오늘까지도 그 동그랗게 슬픈 눈빛이 지워지질 않는다.
동물들에게 죽음이란 어떤의미일지는 모르겠다.하지만 동물들도 곁에서 느껴졌던 따뜻한 온기가 사라진다걸 쓸쓸해 한다는걸 안다.사람들에게 처럼 많이 아프고 깊게 슬픈 일이 아니길..그냥 내가 사람이라 맘이 아프고 불쌍하게 느껴지는 것이길..(하지만 이 글을 쓰면서도 새끼잃은 어미고양이보다 내가 슬플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다음날 어미는 남편으로 보이는 큰 고양이와 같이 왔다갔다고 한다..아가들은 작업실 근처에 묻어주었다.
오늘 내 작업실엔 노랗고 작은 꽃이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