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키노의 재미난 로컬 술집들
홋카이도는 안 가본 지 참 오래된 터라 지역 해산물과 야채, 맥주, 유제품, 멜론 등 다양한 특산물에 대한 기대를 안고 가게 되었다.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체크인하고 바로 현지 직장인들이 주로 찾는 입식 스타일의 술집, 서서 마신다는 뜻의 타치노미(立ち飲み) 가게로 출발!
참고로 외국 여행 가서 한국인이나 관광객보다는 현지인이 찾는 곳들을 가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이 글의 두 곳도 완전 로컬한 느낌이었다.
스스키노 역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출구 중 하나에 모여 있는 술집들 중 하나인 ちょっとばぁ(춋또바아. 잠깐마안~ 이런 느낌?)
https://maps.app.goo.gl/jFJSfpQC3tGhvksT8?g_st=ic
가게가 인기가 많은지 바로 앞에 좌식 분점이 있다.
뭔가 로컬로컬하고 자주 바뀌는 듯한 메뉴를 시사하는 손글씨 메뉴판. 재철 식자재 등을 사용하는 곳 중에 손글씨로 매일 혹은 자주 메뉴를 바꾸는 곳이 많은데, 그런 곳이 괜히 신뢰가 간다.
주로 혼자 오는 손님이 많다 보니 적은 양이되 저렴한 가격의 안주들을 구비하고 있다.
한눈에 들어오는 금액대별 안주들과 오른편의 오늘의 추천 메뉴들. 오늘의 추천 메뉴 중에서 일단 시켜보았다.
ボタンエビ、クラバガ に、真鯵(真あじ)刺 사시미. 각 360, 400, 360엔.
보탄에비는 한국말로 모란새우라고. 보탄에비는 엄청 탱글하고 달달.
쿠라바가니는 왕게! 오늘의 추천 메뉴 중에서 골라서인지 신선했다.
왕게만 조금 짜고 전갱이인 아지는 야들야들.
다음은 うなぎ肝焼き(우나기키모야끼. 우나기 간 구이)를 시켜봤다. 360엔. 장어덮밥 소스 같은 달달 짭조름한 양념에 고소한 간 맛이 잘 어울린다.
홋카이도에 유독 양 칭기즈칸 구이집이 많길래 生ラム焼き(나마라무야끼. 생 양고기 구이)도 시켜봄. 400엔인데 양도 꽤 많고 육즙이 새면서 씹는 맛이 적당한 게 가성비가 아주 뛰어나다.
生ビール 각 450엔도 물론!
짧은 시간에 엄청나게 흡입해 버린 타치노미집. 가성비 있게 다양한 안주를 먹기에 좋고 재미있는 곳 같다.
그다음은 본격적으로 저녁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이자카야로 이동.
https://maps.app.goo.gl/8zJdDcGAm4yiTX3cA?g_st=ic
원숭이가 그려져 있는 가게 간판.
가게 앞에 자랑스럽게 붙어 있는 perfect classic sapporo를 마실 수 있는 가게라는 마크.
가게의 추천 메뉴. 다양한 사시미와 굴 요리, 홋카이도 야채 요리, 고기 요리 등이 구비되어 있다.
기타 간단한 안주와 말 사시미, 돈부리 등 식사류.
일단 삿포로 클래식 生ビール(나마비루, 생맥주)와 굴을 시켰다. 굴은 한 개에 480엔.
엄청 크고 밀키하고 실했던 홋카이도 굴. 역시 재료 자체가 훌륭하면 어떻게 먹어도 맛있구나. 거기에 쪽파랑 레몬을 곁들이니 금상천화!
가게의 기본 안주인 落とし 오토시.
홋카이도의 니혼슈. 이 중에서 깔쌈한 뒷맛을 가진 カラ口 가라구치 사케를 추천받았다.
왼쪽부터 鬼ころし 오니고로시(400엔)와 二世古 니세코(450엔).
그리고 가게에서 제일 인기 많은 造り盛り合わせ (츠쿠리 모리아와세, 사시미 모둠). 아래쪽에는 오른쪽에 유명한 홋카이도 사로마 지역의 바훈 우니, 왼쪽에는 毛蟹(케가니, 털게).
ホッケ(홋케, 임연수), 鯵(아지, 전갱이), 赤身(아카미, 참치 붉은 살), 真鯛(마다이, 참돔), 甘海老(아마에비, 단새우) 등이 포함되어 있다.
홋카이도에서 감자와 함께 옥수수가 유명하다고 해서 추천받아서 시킨 영콘, 애기 옥수수의 텐푸라. 맨 처음엔 ヤングコーン 양구콘이라고 되어 있어서 무슨 옥수수인가 했더니 그냥 어린 옥수수여서 중심과 껍데기까지 통으로 씹어먹어도 되는 거였다.
요리 방법은 텐푸라, 구이, 버터구이 중 고를 수 있었는데 마스타의 강력 추천으로 텐푸라를 고르게 되었다. 근데 진짜 겉바속촉의 끝판왕,, 내 인생 옥수수 탑 3에 들었다. 너무 부드럽고 고소하고 식감과 맛 모두 최고였던. 각 780엔인데 그 값을 충분히 한다.
양구콘이라고 치면 이렇게 따로 판매도 한다. 수염까지 맛있는 양구콘이라고 되어있음. 근데 진짜임.
홋카이도 하면 또 유바리 멜론이 유명한데 유바리 멜론 사와가 있길래 함 시켜봤다. 맛있음.
마무리는 真鯛お茶漬け(마다이오챠즈케, 참돔오차즈케).
아무리 배불러도 들어가는 맛. 고소하게 해장이 삭 되는 맛이다. 전에 한 번 이자카야에서 마지막을 오챠즈케로 장식한 뒤로 맛들려서 시켜보았다.
오픈 키친 형식으로 마스타의 요리를 실시간으로 감상하고 소통할 수 있는 다찌석. 일본에서는 웬만하면 다찌석을 선호한다.
둘이서 양껏 먹고 마시고 이 정도 나옴. 홋카이도 재철 생선과 야채, 술까지 흠뻑 적셨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