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엔 갓성비 스시 오마카세와 기분 좋은 산책코스
돈이 무진장 많다면 한 끼에 몇십 만 원짜리 스시 오마카세를 먹을 수 있지만 사실 비싸다고 꼭 그만큼 맛있는 것도 아니고, 그 돈으로 다른 걸 한 번 더 먹는 게 낫다는 생각에 주로 가성비 갑의 오마카세
스시집을 찾게 된다.
런치 기준 5000-6000엔이면 일본에서 미들급 스시야의 갓성비 스시 오마카세를 먹을 수 있는 것 같은데 이것도 사진과 후기 등을 잘 보고 결정해야 한다. 어떤 곳은 비슷한 가격대지만 투박한 느낌이라 내 스타일은 아니다.
이번엔 홋카이도에서 몇 개 지점이 있는 스시젠의
본점에 가보았다.
https://maps.app.goo.gl/AjRuo5PrpqDc7JXu7?g_st=ic
점심으로 충분한 양엔 스시 10피스에 세금 포함 5500엔의 런치 코스. 반드시 미리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
스시젠에서 단품으로 추가해서 먹을 수 있는 스시들. 다양한 홋카이도 로컬 생선들이 있다.
기본으로 나오는 홋카이도 재철 야채샐러드. 아삭아삭 맛있음. 왕따시만 한 콩도 너무 맛있고 빨간 무도 달고 맛있다.
점심이니까 간단하게 레몬 사와.
松川カレイ(まつかわかれい 마츠카와카레이). 엄청 부들 쫄깃함. 여태 먹던 가자미와 다름. 최고급 가자미인데 노랑가자미라고도 함. 마츠카와는 소나무 껍질이라는 뜻의 이름으로 무늬가 특이함.
ホタテ(호타테 관자). 엄청 부들부들해서 막 잡은 신선함이 느껴짐.
甘エビ(아마에비, 단새우). 엄청 녹진하고 달다 달아! 사진만 봐도 느껴지는 탱글함.
ホッキ貝(홋키가이. 북방대합). 조개가 아닌 거 같은 맛. 쫄깃하게 씹는 맛과 바다향.
ヒメマス(히메마스, 각시송어). 야들야들한 민물고기다. 홋카이도에 초여름에 가면 먹을 수 있는 생선 같다. 확실히 겨울에 더 맛난 생선이 많긴 한데 여름에도 기본은 한다.
이렇게 생긴 연어목의 물고기.
赤身(아카미. 참치 붉은 살). 일도 비린맛 없이 그냥 쫜득하고 녹는다.
中ドロ(츄우도로. 참치 중간 뱃살) 진짜 너무너무 맛있음. 개인적으로 큰 뱃살인 오오도로보다 츄우도로를 좋아한다. 느끼하기 전에 멈추는 최고의 부드러움. 오오도로는 여러 피스 먹기엔 질리는데 좋은 츄우도로는 오오도로와 아카미 사이의 밸런스를 갖고 있다.
いくら丼(이꾸라동, 연어알덮밥). 안 짜고 너무 맛있음. 신선하게 톡톡 터짐!
穴子(아나고, 붕장어). 부드러운 붕장어. 소스가 적당함. 짜지도 달지도 않음.
玉子(타마고, 계란). 퐁신퐁신 부드러움. 은은한 단짠 맛.
디저트로는 아이스 모나카.
심플하지만 맛있고 호지차랑 같이 먹으면 식사가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느낌.
우리 담당 스시 아저씨가 직접 배웅까지 나와준 스시젠. 간단하고 즐거운 스시 오마카세 잘 먹었음!
인근에 마루야마 공원이라는 큰 공원과 홋카이도 신궁이 있어서 겸사겸사 나들이.
까마귀가 자주 출몰해서 간식을 채간다고 한다.
신궁 주변에 모인 신사들은 작지만 현지인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듯. 공원을 걷다가 우연히 사람들이 줄 서 있는 디저트 가게를 보고 아이스크림과 누른 떡 구이 먹으러 방문.
https://maps.app.goo.gl/izaB64V6Bq2B5BuN7?g_st=ic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450엔, 구워서 누른 떡은 250엔.
홋카이도가 우유와 유제품으로도 유명한데, 이 소프트크림도 우유의 진한 고소함과 부드러운 맛이 일품.
안에 팥에 들어있는 구워서 누른 떡은 바삭바삭. 아이스랑 번갈아서 먹으니 더 꿀맛!
식후경으로 들른 홋카이도 신궁.
평일임에도 사람이 꽤 있다.
차를 축복(?)해주는 서비스도 있는 듯.
신궁에서 나가는 길에 토리이가 보여서 찰칵. 뭔가 일본 애니 속으로 들어온 느낌!?
안녕 까마귀야! 이상하게 일본에는 까마귀가 참 많은 것 같다. 일본에서는 좋은 상징이라서 더 그런가. 생각보다 더 큰 까마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