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서 배운 삶] 코리 도어펠드 글/그림 '가만히 들어주었어'
그림책 속 주인공 테일러는 나무 블록으로 뭔가 만들기로 했어. 새로운 거. 특별한 거. 놀라운 거. 다 완성했을 때 참 뿌듯했지. 갑자기 새떼들이 나타나 모든 게 무너지기 전까지는 말이야. 무너진 성 앞에서 테일러는 쪼그리고 앉았어. 한눈에 봐도 슬픈 얼굴이었지. 닭이 나타나 이게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지만 테일러는 말하고 싶지 않았어. 다음엔 곰이 나타나서 화가 날 때는 소리를 질러보라고 말했지만 테일러는 소리를 지르고 싶지 않았어. 코끼리는 자기가 고쳐주겠다며 어떤 모양이었는지 떠올려 보라고 말했지만 테일러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어.
그 뒤로 하이에나도, 타조도, 캥거루도, 뱀도 모두 테일러를 돕고 싶었지만 테일러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어. 결국 친구들은 모두 가버렸지. 테일러는 혼자 남았지만 곁에는 토끼가 있었어. 너무 조용히 와서 언제 왔는지도 모르는 토끼는 그저 테일러 옆에 있어줬어. 테일러가 따뜻한 온기를 느낄 때까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둘은 그냥 조용히 있었어. 그때 테일러가 말하지. “나랑 같이 있어줄래?” 그 후로도 여전히 토끼는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듣기만 했는데 테일러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대체 토끼가 어떻게 했기에 그런 걸까.